[Economic Review]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전문 건설업체를 꿈꾸다

  • 동아일보

㈜천부건설, 탄탄한 실력과 관리로 건설업의 허리역할 담당 동남아 중앙아시아 등 진출 통해 재도약의 발판 다져

 어떤 산업 구조의 안정성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구조상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중간 섹터의 견고함’이다. 대기업 중심의 소수 머리 부분과, 각 지역별 현장 영역을 담당하는 다리 부분은 그 수와 역량 면에서 큰 차이가 난다. 그러다 보니 전체 산업 구조의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선 분명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허리 역할은 소수의 머리 부분을 받치고 아래 다리 부분을 관장하는 역할로 전체 균형을 잡는다. 그 균형을 기반으로 한 산업은 성장하고 영속적인 발전 형태를 띠게 된다.

 이를 그대로 건설산업에 대입해보면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중간 섹터는 ‘대형 건설사로부터 공정별 하도급을 받아, 이를 직접 시공하는’ 전문 건설업체들이 해당된다. 이들은 토목, 철근 콘크리트, 기계, 설비 등으로 특화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며 대형 건설사의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말단 시공업체들을 관리, 포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건설산업의 역량은 이들 전문 건설업체의 역량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발전의 밑그림을 그리다

 오랜 경기 침체와 발주 물량의 불안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요즘, 지방의 건설업체들은 존폐 기로에 놓여 있을 만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며 해외 진출까지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전문 건설업체가 있어 화제다. 대기업 건설업체에서 근무하던 김충겸 대표가 1994년 설립한 ㈜천부건설이 그 주인공이다.

 “건설은 경기에 특히 민감해 주력 분야의 경기가 나빠지면 회사 전체가 위기에 빠지기 쉽다. 직원과 그 가족을 책임져야 할 경영자라면 마땅히 미래를 준비할 의무가 있다. 특정 분야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건 회사 성장 이외에도, 회사 경영의 최소한의 안전판을 마련한다는 측면도 있다.” 김 대표의 말에는 힘이 넘쳤다.

 당초 토목 공사에만 치우쳐 있던 사업군은 이후 화학 및 발전 플랜트, 아파트, 호텔, 차량기지, 일반 건축 등으로 다변화되었다. 물론 사업군이 다변화되었다고 해서 전문성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부문별로 한화건설과 대림산업, GS칼텍스의 우수 협력사로 표창을 받았으며, 대한전문건설협회의 우수 회원사 선정,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미개척 국가 진출로 또 다른 돌파구를 찾아


 이 같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천부건설은 수주에서도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GS칼텍스로부터 대규모 중질유분해공정(HOU)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원유정제시설(CDU), 화력 발전소 등으로 이를 확장시키고 있다. 또한 GS건설의 No.3 HOU, 보령화력발전소 7, 8호기, 월성 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 등 고난이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플랜트 사업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현재는 플랜트 사업에서 닦은 기반을 해외 건설, 토목, 도로 공사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시키고 있다. 안양 호계 아파트, 인천공항 철도공사, 한국광기술원 건립공사, 순천 농산물도매센터, 여천 산단 관로공사 등의 실적이 추가적으로 쌓이면서 천부건설의 명성도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현재 김 대표는 국내 시장의 수익 저하를 극복할 돌파구로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롯데케미칼,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천연가스 처리 플랜트 공사를 현대E&C에서 부분 수주하여 성공적으로 완성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의 연산 81억㎥²의 천연가스 처리 플랜트 건설 공사 중 현대E&C 부문을 수주하여 시공 중이며, 인접 카자흐스탄의 화학플랜트 건설 수주와 아프리카 수단의 레미콘-제과 공장 신축공사 수주를 위해서도 진력하고 있다.

 이 외에 미얀마의 노후한 도로를 개량 보수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키로 정부 관계자와 협의하고 있으며, 파푸아뉴기니 등 미개척 국가에 적극 진출해 시장을 선도하려는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남태평양의 섬나라 파푸아 뉴기니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에서 발주한 34MW 화력 발전소를 시공하고 있고, 소수력발전소 및 정부 주택사업도 준비 중이며, 라에(LAE) 시와 2만5000평 20년 임대계약을 하여 건축 상가 임대 사업을 통해 또 다른 수익원을 창출할 계획이다. 남보다 한발 앞서 미개척 시장을 개발해 나가려는 그의 노력은 이제 천부건설의 또 다른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천부건설#건설#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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