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헝가리 국민 브랜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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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핵심기지’ TV공장 가보니

5일(현지 시간) 오전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에서 근무하는 헝가리 직원이 부품 조립이 끝난 TV의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그가 입고 있는 티셔츠 왼쪽 소매에는 태극기와 헝가리 국기가 나란히 새겨져 있다. 삼성전자 제공
5일(현지 시간) 오전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에서 근무하는 헝가리 직원이 부품 조립이 끝난 TV의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그가 입고 있는 티셔츠 왼쪽 소매에는 태극기와 헝가리 국기가 나란히 새겨져 있다. 삼성전자 제공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동쪽으로 1시간가량 차를 타고 가면 지평선이 보이는 드넓은 옥수수 밭이 드러난다. 인구 5600여 명인 작은 도시 야스페니사루다.

전형적인 농촌처럼 보이지만 주민들이 주로 하는 일은 TV 생산이다. 10개 완제품 생산라인에서 하루 최대 4만 대, 연간 700만 대의 TV를 생산해 유럽 전역에 제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이 있기 때문이다. 주민 28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의 각 라인은 5일(현지 시간) 오전에도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었다.

1989년 설립된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은 2002년 만들어진 슬로바키아 생산법인과 유럽 시장 TV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헝가리 생산법인은 중소형 TV, 초고화질(UHD) TV, TV에 ‘가구’ 개념을 적용한 세리프 TV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세리프 TV는 이곳에서 전량 생산한다. 슬로바키아 생산법인은 퀀텀닷 SUHD TV와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등 대형 TV 및 기업 간 거래(B2B) 제품을 주로 생산한다.

이날 둘러본 메인라인에서는 수백 명의 직원이 32인치 액정표시장치(LCD) TV ‘루브르’를 만들고 있었다. 조립 전 공정(Pre-assembly)에서 가조립돼 넘어온 LCD 패널과 보드를 조립해 완제품 TV로 만드는 과정이었다. 길이가 50여 m에 이르는 메인라인에서는 조립, 검사, 포장 과정을 차례로 밟는다. 조립은 대부분 사람이 직접 하지만 포장 공정은 상당 부분 자동화돼 있다.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5.8∼10초당 1대꼴로 TV가 만들어진다.

이날 안윤순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장(상무)은 헝가리 생산법인의 강점으로 우수한 인력과 유연한 고용 환경을 꼽았다. 그는 “헝가리는 기초과학 분야 인력이 굉장히 우수한 편”이라며 “임금도 한국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유럽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TV 수요에 맞춰 인력을 쉽게 조정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전체 고용 인력의 30% 정도가 아웃소싱한 비정규직 인력이다. 안 법인장은 “법적으로 급여와 복지 혜택만 정규직과 똑같이 주면 비정규직 인력을 얼마나 쓰든 제한은 없다”고 말했다.

헝가리 생산법인은 지난해 매출이 22억5000만 달러(약 2조4525억 원)로 헝가리 기업 순위 6위였다. 올해 상반기 헝가리 평판 TV 시장 점유율이 44.2%다. 특히 상반기에는 ‘유로 2016’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많아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안 법인장은 “현지 소비자 10명 중 9명은 TV 브랜드로 삼성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정도로 헝가리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야스페니사루=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삼성전자#헝가리#생산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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