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車계기반… BMW 단순하고 캐딜락 복잡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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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23개차종 복잡도 조사

지용구 교수팀이 분석한 23개 차량 중 계기반 시인성이 가장 좋은 것으로 분석된 BMW ‘520D’ 모델. BMW코리아 제공
지용구 교수팀이 분석한 23개 차량 중 계기반 시인성이 가장 좋은 것으로 분석된 BMW ‘520D’ 모델. BMW코리아 제공
과거 자동차 계기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속도, 엔진 회전 수, 연료량, 냉각수 온도 등 6, 7가지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자동차의 기능이 점차 확대되면서 운전자가 계기반을 통해 취득해야 하는 정보량도 훨씬 많아졌다. 이 때문에 계기반 디자인 역시 복잡해지고 있다.

계기반이 차의 상태와 운행정보를 최대한 많이 표시하면 운전자 입장에서는 편리한 측면이 있지만 지나치게 복잡하면 집중력이 떨어뜨려 중요한 정보를 놓치게 하는 부작용도 없지 않다. 특히 인지 판단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 운전자에겐 시인성(視認性)이 더욱 중요하다.

지용구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내외 23개 자동차 계기반들을 대상으로 한 ‘시각적 복잡도 분석’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 모델마다 큰 차이 보인 복잡도

15일 연구팀에 따르면 23개 차량 계기반의 평균 복잡도 지수는 50.1로 나타났다. 복잡도 지수는 정보량, 색상 등 디자인의 다양성과 비대칭성 등을 종합 분석한 것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계기반이 더 복잡하다는 걸 의미한다. 연구팀이 분석한 차량은 BMW, 폴크스바겐, 아우디, 혼다, 렉서스, 인피니티, 볼보 등 해외 브랜드 12개 모델(일부는 국내 출시 안 됨)과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국내 브랜드 11개 모델이다.

복잡도가 높은 차량은 캐딜락 XTS(67.6)와 아우디 TT(67.0)였다. 두 모델만 시각적 복잡도 지수가 60을 넘었다. 반면 BMW 520D(38.8)는 복잡도 지수가 유일하게 40 이하였다. 국내 브랜드로만 한정하면 현대차 LF쏘나타(55.1)와 제네시스(52.7)의 계기반 복잡도가 높은 편이었고 쌍용차 뉴코란도C(42.4)와 기아차 K7(44.7)은 단순했다. ‘형제’ 브랜드 중 현대차 모델들의 복잡도가 기아차 모델들보다 더 높은 것도 특징이었다.

지 교수는 “풀 LCD를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클러스터를 도입한 차량이나 보다 역동적인 형태로 다양한 정보를 출력하는 계기반일수록 시각적 복잡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안전운전 고려한 디자인 필수

연구팀은 지난해 ‘아이 트래커’(시선 추적기)를 활용해 특정 정보를 찾으라는 과제가 주어진 운전자의 시선이 계기반에 머무는 시간과 응시 횟수를 측정한 바 있다. 연구 결과 계기반의 복잡도가 증가할수록 운전자의 시선은 더 자주, 더 오래 계기반에 머물렀다. 특히 고령자일수록 복잡한 계기반에서 특정 정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복잡도가 50 이상이면 주행 중 한 번에 원하는 정보를 찾지 못하고 여러 번 눈길을 줘야 할 확률이 높았다. 이것이 운전자 주의 분산, 전방 주시 태만 등 안전운전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50 미만은 쉽게 원하는 정보를 찾을 확률이 높아 운전자가 좀 더 운전에 집중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 교수는 “차량 기술이 발전하고 다양한 종류의 정보가 포함될수록 복잡도를 고려한 차량 설계가 더욱 중요해진다”며 “진정한 스마트카는 단순히 새로운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의 안전, 편의, 경험을 고려해 다양한 기능을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자동자#계기판#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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