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던 시누이 꼴’ 푸조·시트로엥, 폭스바겐 제친 실적 악화

  • 동아경제
  • 입력 2016년 7월 11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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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수입차 판매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여파로 2009년 이후 7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디젤차 비중은 줄어들고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판매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과거 수입차 시장의 증가와 함께 거침없는 판매 성장세를 기록했던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판매량 감소세를 처음으로 드러냈다. 다만 상반기 실적 부진이 가장 컸던 브랜드는 푸조와 시트로엥을 판매하는 PSA그룹이 차지했다.

1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수입차 판매는 11만6749대로 지난해 동기(11만9832대) 대비 2.6% 감소했다.

디젤차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68.4%에서 64.8%로 3.6%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는 각각 1.4%, 2.2%포인트 올랐다. 독일차 비중은 지난해 68.8%에서 올해 64.2%로 4.6%포인트 감소하고 일본차 비중은 2.4%포인트로 상승했다.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최대 판매량 낙폭을 기록한 브랜드는 폭스바겐이 아닌 푸조와 시트로엥을 판매하는 PSA그룹이 차지했다. 푸조는 올 상반기 1875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2978대) 대비 37% 감소세를 기록했다. 그룹사 시트로엥 역시 상반기 233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9.7% 떨어졌다. 같은 기간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각각 33.1%, 10.3% 떨어진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판매 차종을 100% 디젤 라인업으로 구성한 푸조는 지난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푸조 2008의 흥행과 하반기 디젤게이트 사태의 반사익을 맛보며 2015년 총 7000대의 판매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올 들어 줄곧 마이너스 성장세 기록해 판매 부진의 늪에 빠졌다.

푸조는 올 1월 265대로 전년 동월 대비 40.4% 감소한 판매 실적으로 출발해 2월 19.1%, 3월 30.6%, 4월 30.8%, 5월에는 올 들어 최저 수준인 232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49.8% 감소세 기록했다. 지난 6월은 360대가 판매돼 전년 동월 대비 46.9% 떨어졌다.

시트로엥 역시 올 들어 지난 2월 전년 동월 대비 45.9% 판매 증감을 기록한 달을 제외하면 지난 1월 8.7%, 3월 30.6%, 4월 30.8%, 5월 51.7%의 마이너스 판매를 기록했다. 상반기를 마감한 지난 6월에는 34대의 차량이 판매돼 22.7% 떨어졌다.

상반기 푸조와 시트로엥의 판매량 감소세에는 100% 디젤에 편중된 판매 라인업과 눈에 띄는 신차 부재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에서 시작된 한국정부의 디젤차 압박이 결국 폭스바겐그룹은 물론 푸조와 시트로엥을 판매하는 한불모터스까지 영향을 줬다는 결론이다. 수입차 업계는 디젤게이트 여파가 하반기 실적에 여전히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상반기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수입차 브랜드는 프리미엄 SUV 차종을 판매하는 랜드로버가 차지했다. 랜드로버는 상반기 5502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68.4%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어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구성한 인피니티가 38.7%, 혼다 27%, 볼보 26.7%, 렉서스 23% 순으로 나타났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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