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 매장 속에 은행이 쏙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27일 05시 45분


우리은행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오픈한 콜라보레이션 점포 2호점. 크리스피크림도넛 매장과 우리은행 영업점이 결합된 형태로 영업시간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다. 사진제공|우리은행
우리은행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오픈한 콜라보레이션 점포 2호점. 크리스피크림도넛 매장과 우리은행 영업점이 결합된 형태로 영업시간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다. 사진제공|우리은행
우리은행, 잠실 롯데월드몰에 합작 점포 2호점
모바일뱅킹 강화와 더불어 대중과 접점 넓히기

요즘 금융회사의 트렌드는 소비자와 대면하는 것을 최대한 줄이려고 하는 것이다. 내 손안의 스마트폰을 사용해 소비자가 굳이 영업장에 오지 않아도 모든 금융서비스를 누리게 하는 모바일 뱅킹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금융회사가 경쟁적으로 내놓은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보다 쉽게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다른 트렌드는 정반대다. 일반인과 최대한 접촉을 늘리려고 한다. 비록 지금 내 고객은 아니지만 이들이 보다 편하게 자주 더 오래 우리 매장에 머물러야 새로운 기회가 온다며 접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한다.

소비자 대면형 트렌드를 이끌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은행이 있다. 우리은행이다. 다른 은행보다 먼저 핀테크에 뛰어들었고 모바일 뱅킹에 강점을 가진 우리은행은 최근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영업점을 만들어 대중과 접점기회를 늘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크리스피크림도넛과 함께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합작 점포를 냈다. 크리스피크림도넛 매장과 결합한 ‘베이커리 인 브랜치’ 점포다. 60평 규모의 매장을 도넛 판매와 은행 업무, 은행 고객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구성했다. 칸막이를 이용해 서로 독립된 공간에서 금융 업무를 보면서 은행 직원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도넛도 사먹을 수 있다. 중소기업 대출 등 기업 관련 업무를 제외하고 소비자들은 대부분의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다. 영업시간도 일반 영업점과는 달리 쇼핑몰 이용 시간에 맞췄다. 오전 10시30분∼오후 5시30분까지다.

우리은행은 이보다 먼저 커피숍과 영업점을 결합한 합작 점포도 선보였다. 요즘 유행하는 콜라보레이션을 금융권 최초로 시도한 사례다. 커피 전문점 폴바셋과 함께 서울 동부이촌동지점을 ‘카페 인 브랜치’ 형태로 꾸몄다. 영업점 일부를 카페로 구성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은행 업무가 필요 없는 소비자가 들러서 쉬거나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했다.

은행과 커피숍의 타깃 소비자가 달라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 결과는 달랐다. 은행이 접촉할 수 있는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잠재적 주거래 이용자를 늘리겠다는 계산이 맞아 떨어졌다. 영업점을 방문하는 소비자가 전보다 10% 가량 늘었다.

국내 은행의 점포 수는 2012년을 정점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갈수록 영업점에서 소비자를 만날 기회가 줄어든다. 그래서 더욱 편한 온라인 혹은 모바일 금융 서비스가 쏟아지지만 결국은 어디선가는 대중과 만나야 하는 포인트는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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