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충격 벗나… 5월 수도권 집값 상승폭 올들어 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4월보다 두배이상 오른 0.09%… “상반기 보합” 예상깨고 일찍 회복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입구에 구청으로부터 재건축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음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4월 말 사업시행인가 이후 일부 주택형의 매매가가 1억 원 가까이 뛰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입구에 구청으로부터 재건축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음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4월 말 사업시행인가 이후 일부 주택형의 매매가가 1억 원 가까이 뛰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5월 서울 등 수도권의 집값 상승폭이 올 들어 가장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매매가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서울 외곽지역의 실수요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주택시장이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충격에서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발표된 한국감정원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5월 수도권 주택 매매시세는 4월보다 0.09% 올랐다. 4월(0.04%)보다 오름폭이 2배 이상으로 커졌다. 주택시장이 호황이던 지난해 같은 달(0.45%)보다는 낮은 상승률이지만 2, 3월 이어지던 보합세에서는 벗어난 모양새다.

지역별로는 강남(0.55%) 서초(0.25%) 강동구(0.25%) 등 서울 강남지역의 오름폭이 컸다. 서초구에 인접한 경기 과천시(0.46%)의 상승률도 높은 편이었다. 최근 강남구 개포동과 과천시 등에서 분양된 재건축 아파트들이 30 대 1 이상의 청약경쟁률로 ‘완판’ 되면서 주변 단지에도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

일부 단지의 시세는 역대 최고가 수준으로 뛰었다. 개포주공1단지(개포동) 전용면적 35m²는 최근 8억4000만 원에 매매되고 있다. 재건축 사업시행인가가 통과된 4월 말 이후 시세가 8000만 원 이상 올랐다. 지난달 재건축 조합을 설립한 잠실미성(송파구 신천동) 전용면적 46m² 아파트도 최근 6억 원에 팔렸다.

이 밖에 영등포(0.19%) 서대문(0.19%) 강서구(0.16%) 등 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지역의 매매가도 많이 올랐다. 이 지역들의 매매가 상승률은 전달에 비해 각각 2배 이상으로 커졌다. 서울의 평균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66%로 높아지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 등 연초 예상됐던 시장 악재가 미뤄지면서 투자자와 실수요자가 모두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시작된 2월에는 올 상반기(1∼6월)까지는 주택시장의 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예상보다 시장이 일찍 회복됐다는 설명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실수요자들은 주택 구입에 무리하게 대출을 끼지 않아 여신심사가 강화된 영향을 비교적 덜 받았다”며 “기준금리 1%대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규제의 영향이 상쇄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뚜렷한 정책적 호재가 없어 지난해처럼 시장이 전국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렵다는 게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달 지방 주택 매매가가 전달보다 0.02% 하락하는 등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는 것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이동현 KEB하나은행 행복한부동산센터장은 “공급과잉 우려가 있는 수도권 외곽지역의 집값은 하반기(7∼12월)로 접어들면 꺾일 수 있다”며 “서울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수요가 쏠리는 가운데 수도권 시장이 전체적으로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부동산#집값#대출#대출규제#수도권 집값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