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요금제 도입 1년… 성과와 한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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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5만명 가입… 데이터 1인당 평균, 33% 더 썼다

《 지난해 5월 8일 KT를 시작으로 통신 3사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데이터 요금제)를 앞다퉈 내놨다. 당시 이동통신 시장에선 스마트폰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었다. 하지만 요금제는 여전히 2세대(2G) 휴대전화에 적용되던 음성·문자 위주 구조에 데이터 사용량이 덧붙은 형태로 유지되고 있었다. 》
 

음성·문자는 무제한 제공하고 데이터 사용량만 고르면 되는 데이터 요금제의 등장에 가입자들은 빠르게 옮겨갔다. 그로부터 1년, 데이터는 이동통신 시장 성장을 이끄는 주인공이 됐다.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 세 명 중 한 명은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다.

○ 빠르게 느는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

17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는 1713만 명으로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5952만 명의 28.7%다.

데이터 사용량도 크게 늘었다. KTOA에 따르면 3월 기준 전체 LTE 데이터 트래픽(통신량)은 18만5499TB(테라바이트·1TB는 1024GB)다. 데이터 요금제 출시 전인 지난해 4월 12만5904TB 대비 47.3% 증가했다. 1인당 LTE 데이터 사용량은 4630MB(메가바이트)로 지난해 4월 3495MB 대비 32.5% 늘었다.

늘어난 스마트폰 데이터 사용량은 대부분 동영상 시청에 소비되고 있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15일 발표한 ‘3월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무선데이터 사용 콘텐츠 유형 중 동영상의 비중이 57.6%로 가장 높았다.

KTOA는 “데이터 요금제는 기존의 음성·문자 중심 요금제와 달리 소비자의 데이터 이용 패턴을 정확히 반영해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게 했다. 소비자는 데이터 이용량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통신요금을 아끼게 됐다”고 분석했다.

통신 3사는 가입자를 붙잡기 위해 각종 ‘틈새’ 상품을 쏟아냈다. 주로 정해진 데이터 제공량 외에 추가로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상품이다. KT의 잔여 데이터 이월 가능 서비스 ‘데이터 밀당’, SK텔레콤의 선불형 데이터 상품권 ‘T데이터쿠폰’ 등이 대표적이다. SK텔레콤은 다음 달부터 ‘T멤버십’에 데이터 적립 혜택을 추가한다고 17일 밝혔다. 멤버십 이용 금액에 따라 데이터가 적립되는 ‘적립형’과 이용 건당 100MB 데이터 쿠폰을 제공받는 ‘쿠폰형’으로 나뉜다.

장소 시간 연령대에 특화된 데이터 상품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가입자별로 데이터를 사용하는 행태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비디오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지하철 안에서 비디오 전용 데이터를 추가 제공하는 ‘LTE지하철 비디오 프리’ 옵션을 운영하고 있다.

○ 요금제 혼선, 데이터 매매 등 과제

데이터 요금제 시행 1년이 지났지만 요금제 관련 혼선과 세분화 문제, 온라인상의 데이터 매매 등은 과제로 남아있다.

통신 3사는 최근 일부 요금제에 남아있는 ‘무제한’ ‘무한’ 등 표현을 삭제했거나 삭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음성 및 문자를 무제한 제공한다는 의미로 썼던 이 표현들이 마치 데이터가 무제한 제공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래부는 올해 안에 각 요금제 명칭을 10%의 부가세가 더해진 형태로 변경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 ‘밴드 데이터 42’ 요금제의 경우 ‘밴드 데이터 46.2’로 바꾸는 식이다.

3사가 경쟁적으로 데이터 요금제를 쏟아내면서 서로 상충하는 요금제들에 대한 정리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뉴 음성무한 비디오 데이터’ 요금제 중 7만 원 미만 5종을 다음 달 중 가입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 그 사례다. 지난달 출시한 비디오 전용 데이터 부가서비스 ‘꿀팁 마음껏팩’을 신청하면 더 저렴한 요금으로 비슷한 양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어 사실상 요금제가 중복되기 때문이다.

약관상 금지되어 있지만 월말이면 온라인에서 데이터 매매가 활발해지고, 학생들 사이에서 데이터를 갈취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나와 있는 데이터 요금제 구간을 보다 세분해 데이터 낭비를 최소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통신#데이터 요금제#kt#이통가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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