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인도 국민차’? 내수2위 수출1위 질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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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시장 진출 20주년

현대자동차가 인도 시장 진출 20주년을 맞았다. 신흥국 경기 침체로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에서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인도에서는 내수 2위, 수출 1위 자리를 지키며 승승장구해 주목받고 있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1분기(1∼3월) 인도에서 11만9933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16.7%로 2위를 차지했다. 1분기 인도 전체 완성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반면 현대차의 판매증가율은 7.5%나 됐다. 지난해 현대차는 인도에서 47만6001대를 판매해 유럽 판매량(47만130대)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현대차가 인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건 1996년 5월이다. 이후 1998년 9월 타밀나두 주 첸나이 시의 1공장에서 인도 전략모델인 ‘상트로’ 양산을 시작으로 2008년 2공장을 추가 설립해 연간 65만 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는 현재 1공장에서 ‘이온’ ‘i20’ ‘i20(Active)’ ‘엘란트라’ ‘싼타페’ ‘크레타’ 등 6개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2공장에서는 ‘i10’ ‘그랜드 i10’ ‘베르나’ ‘엑센트’ 등 4개 차종을 만들고 있다.

1998년 8447대를 판매한 현대차의 인도 내수 판매는 꾸준히 증가해 2002년 처음 10만 대를 돌파하고 2014년 41만1417대로 연간 판매 40만 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11월 인도 내수 누적판매 400만 대를 돌파한 현대차는 인도의 1위 완성차 업체인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인도 내수시장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의 40%를 해외에 판매하고 있다. 첫 수출을 한 1999년 이후 꾸준히 물량을 늘려 올해 3월까지 18년간 총 236만2214대를 수출했다. 현재 인도 완성차 업체 중 수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가 인도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경쟁 업체들보다 앞서 공장을 세워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브랜드 입지를 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도는 고속성장을 거듭하는 인구 12억 명의 거대 시장으로 현재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앞다퉈 진출하려는 곳이다. 지난해 인도 자동차 시장 규모는 275만 대로 2014년보다 8.5% 커져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률(5.4%)을 상회했다. 1만 명당 자동차 보유대수도 2.6대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도 크다.

인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현지 전략차종을 개발해 선보인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월 단종된 1세대 현지 전략 차종 상트로는 1998년부터 2014년까지 17년간 인도에서만 132만2335대가 팔리며 인도의 대표 경차로 사랑받았다.

최근 인도의 실적을 견인한 차종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크레타다. 크레타는 소형 SUV에서는 보기 힘든 17인치 휠, 발광다이오드(LED) 램프 등 고급 장치를 대거 갖추고 적재공간도 넓어 저가 소형차 위주의 인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도로 사정이 나빠 SUV 선호도가 높은 인도에서 크레타는 ‘내구성이 좋고 조용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지난해 7월 출시된 이후 그해 11월까지 3만6179대가 팔려 단숨에 인도 SUV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SUV 시장 판매 1위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크레타는 지난해 말 ‘2016년 인도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찌감치 인도에 진출해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 현재 성과를 내게 된 요인”이라며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시장의 수요에 발맞춰 현재 65만 대인 인도 공장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현대자동차#인도#국민차#인도시장#상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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