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주범’ 경유차, 질소산화물 배출검사 의무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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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대기질 개선 위해 추진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질소산화물(NOx)’을 줄이기 위해 경유차 정기 검사 항목에 이를 포함시키고 실제 주행 중 배출량을 측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차량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은 공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9일 환경부 관계자는 “자동차 검사소에서 쓸 수 있는 경유차량용 질소산화물 측정기 개발이 다음 달 중으로 마무리된다”며 “경유차가 2년마다 한 번씩 받는 정기점검에서 질소산화물 검사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013년부터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논의하면서 경유차의 질소산화물 검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그동안 큰 진전이 없었다. 질소산화물이 폐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고 미세먼지를 큰 폭으로 늘린다고 알려졌지만 이를 측정할 만한 설비가 개발되지 않아 규제하기 어려웠던 것. 경유차가 2년에 한 번씩 받는 정기점검에서는 미세먼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매연만 검사한다.

이 때문에 정부는 당시 질소산화물 측정 기기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부터 시작했다. 3년을 훌쩍 지나 다음 달 최종 연구결과가 나온다. 현재 경유차량에 대한 질소산화물 기준은 실내 인증기준만 충족하면 된다. 즉 판매에 앞서 자동차 제조회사가 인증만 받으면 실제 주행할 때 얼마나 질소산화물을 내뿜는지는 따지지 않는다. 실제 도로에서 주행할 때 인증기준(실내)에 비해 많게는 10배 이상 질소산화물이 더 배출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가 주행 중 질소산화물 배출기준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내년 9월부터 자동차 제조업체는 주행 중 배출 기준을 현행 실험실 실내 인증기준의 2.1배 이내로 맞춰야 한다. 2020년 1월부터는 1.5배로 강화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지난해 10월 이런 기준을 마련했다.

문제는 앞으로 실제 도로 주행 기준에 맞춰 규제는 강화되지만 기존에 판매돼 현재 도로에서 질소산화물을 뿜어내는 차량은 해당 규정을 소급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질소산화물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뿜어내는 차량을 파악해 저공해 조치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이와 관련해 2005년 시작된 수도권 배출가스 저감사업에 매연뿐 아니라 질소산화물을 저감하는 대책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예산 확보도 필요하고 국민 공감대 확산도 필요한 만큼 다른 정부부처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구체적인 시행 방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미세먼지#경유차#질소산화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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