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재테크]노후엔 봄나물처럼 계속 돋는 연금이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硏수석연구원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硏수석연구원
봄이다. 입춘과 경칩을 지나 봄이 절정을 향해 달리고 있다. 봄이 만들어 내는 모든 것은 반갑다. 봄나물도 그중 하나다. 겨우내 땅속에 움츠리고 있던 뿌리와 씨가 싹을 틔우며 내는 향기는 여느 봄꽃에 뒤지지 않는다. 봄나물은 캐기도 하고, 뜯기도 한다. 가장 흔한 봄나물인 냉이나 달래는 뿌리째 캔다. 쑥이나 돌나물은 줄기나 잎을 뜯는다. 한 자리에서 뜯고 나서 며칠 후 다시 수북이 뜯을 수 있다. 뿌리째 캐지만 않으면 잎이나 줄기는 언제든 새로 돋는다.

100세 시대를 맞아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노후자금이 필요하다고들 말한다. 노후자금도 봄나물처럼 두 종류가 있다. 뿌리째 캐는 노후자금이 있고, 잎이나 줄기를 지속적으로 뜯는 노후자금이 있다. 뿌리째 캐는 노후자금은 일반적인 금융자산으로 목돈을 의미한다. 노후에 생활비로 조금씩 소진하는 자금이다. 뿌리째 캐는 봄나물은 한번 캐고 나면 그만이다. 목돈 역시 소진해 버리면 그걸로 끝이다. 다시 재생되지 않는다. 반면 지속적으로 뜯는 노후자금을 뜻하는 연금은 다르다. 뜯는 나물이 계속해서 재생이 되듯, 연금자산은 끊임없이 노후 생활비를 내준다.

노후자금은 뿌리째 캐 버리고 마는 목돈보다 이왕이면 뜯는 나물 같은 연금자산이어야 한다. 노후에 연금은 목돈에 비해 이점이 많다. 먼저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목돈을 조금씩 헐어 쓰다 보면 자금이 줄어들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언제까지 살지 모르는 상황에서 줄어드는 자금을 바라보는 심정이 편할 리 없다. 그래서 목돈을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긴축해서 생활비를 써야 한다.

하지만 연금은 그런 걱정이 없다. 목돈이 줄어드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안정적으로 생활비를 계속 얻을 수 있다. 연금을 통해 노후 생활에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또 연금을 노후 자산으로 활용하면 계획적인 생활과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다. 매달 일정한 현금 흐름이 발생하므로 이에 맞게 생활을 계획하고 소비할 수 있다. 반면 목돈을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면 스스로 철저한 계획을 세워서 사용하지 않으면 매달 생활비가 들쭉날쭉해진다. 게다가 자신이 언제까지 살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딱 맞는 계획을 세우는 것도 어렵다.

노후자금은 이왕이면 화수분처럼 끊임없이 생활비를 내주는 연금자산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젊은 시절엔 노동력이 끊임없이 생활비를 내주었다면, 노후에는 연금자산이 끊임없이 생활비를 내주도록 설계해야 한다. 여기에 긴급 자금으로 활용할 약간의 목돈만 모은다면 더할 나위 없는 노후 준비가 될 것이다.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노후#연금#재테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