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세뱃돈 굴리면서 경제교육 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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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 어린이 적금상품 어떤게 있나

대부분 부모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던 자녀의 세뱃돈이 이제는 아이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줄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은행들도 어린이 대상 금융상품을 적극 선보이고 있다. 각 은행 제공
대부분 부모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던 자녀의 세뱃돈이 이제는 아이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줄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은행들도 어린이 대상 금융상품을 적극 선보이고 있다. 각 은행 제공
초등학교 3학년생 아들을 둔 김모 씨(43)는 설 연휴 마지막 날 아들과 한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발단은 아들이 받은 세뱃돈이었다. 아들은 “나한테 준 것이니 당연히 내가 써야지”라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김 씨는 선뜻 “네가 알아서 써”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할머니, 외할아버지를 비롯해 친척들이 준 세뱃돈을 다 합치면 30만 원이 넘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보관하고 있다가 나중에 필요한 게 생기면 세뱃돈으로 사 주겠다고 해봤지만 아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김 씨의 아내가 중재에 나선 끝에 결국 아들 이름으로 된 통장에 세뱃돈을 넣어 두고 통장에 저축할 용돈도 매달 5000원씩 더 주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세뱃돈이 자녀 경제 교육의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함께 은행을 찾아 통장을 만들고 장기적인 목표를 세워 저축해 나가는 과정에서 경제관념을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실제로 매년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세뱃돈을 10년 이상 잘 투자하면 자녀가 대학에 입학할 때 필요한 학자금도 만들 수 있다.

시중은행들은 김 씨처럼 세뱃돈을 들고 은행을 찾는 부모들의 발걸음을 붙잡기 위해 앞 다퉈 어린이 대상 금융 상품을 내놓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하나꿈나무적금’은 희망 대학을 정해 놓을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실제로 희망 대학에 진학하면 만기 전 3년간 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고 연 4.5%의 이자를 준다. 희망 대학 입학 축하 금리를 받기 위해선 만 14세 이전에 해당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또 가입 기간이 3년인 경우 30회 이상 저금하면 0.2%포인트의 ‘저축왕 우대금리’도 받을 수 있어 저축 습관을 길러 주는 데도 적합하다.

NH농협은행의 인터넷·스마트폰 전용 상품인 ‘꿈이룸 적금’의 특징은 목표 금액을 정해 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상품은 만기일 3개월 전까지 목표 금액을 달성하면 0.05%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제공한다. 다만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선 가입 기간이 2년 이상일 때 목표 금액을 최소 500만 원보다 많게 설정해야 한다. 자녀가 정해 놓은 꿈에 대해 주변 사람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댓글도 달 수 있게 돼 있는데 댓글이 3개 이상일 경우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기도 한다.

KB국민은행은 ‘KB주니어라이프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주니어라이프적금은 장기 목돈 마련 저축 상품으로 자동이체 등의 우대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2.6%까지 금리를 올려준다. 자녀안심보험서비스도 무료로 가입하고 인터넷 영어교육 할인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유후적금’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자유적립식으로 1개월 납입 한도가 100만 원, 가입 기간이 1∼5년이다. 기본금리가 2.05%이며 자동이체 등 조건을 만족하면 최고 0.2%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제공한다. 상품명을 자녀의 장래 희망으로 정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 밖에 어린이보험 상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교보생명의 ‘교보우리아이변액연금보험’은 보험 가입 나이를 낮춰 0세부터 가입할 수 있다. 가입 10년 후부터는 가입자가 신청할 경우 적립금의 일부를 총 10회에 걸쳐 매년 지급해 주고 펀드 운용 실적과 상관없이 신청 당시 정한 금액을 받을 수 있어 학자금 등으로 활용하기 용이하다. 삼성생명의 ‘우리아이변액연금보험’도 대학 진학, 결혼, 주택 구입 등 필요에 따라 중도 인출을 통해 시기별로 필요한 자금을 충당할 수 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세뱃돈#경제교육#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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