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작은 해상왕국’ 크루즈산업 육성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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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 교수
김창수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 교수
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크루즈는 특급 호텔, 레저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갖춘 떠다니는 작은 해상도시다.

우리나라가 조선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크루즈 선박 수주의 90%는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독일의 마이어 베르프트, 프랑스의 샹티에 드 라틀랑티크 등 세계 3대 크루즈 조선사가 차지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2020년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 500만 명 수요에 대비해 핀칸티에리 기술 지원으로 크루즈선 건조에 착수할 예정이다. 조선 부문에서 최고 수준이며, 선박 건조 기술의 90∼95%를 국산화한 한국에서 부가가치와 경제적 파급 효과가 높은 크루즈 선박을 왜 만들지 못하는가.

국제선박협회(CLIA)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 크루즈 관광객은 연평균 5.7%씩 증가한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시아 크루즈 시장은 연평균 약 11%씩 성장해 2014년 기준 크루즈 관광객이 140만 명에 이르렀다. 해양수산부는 한국을 방문하는 크루즈 관광객이 2020년 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 일본 싱가포르는 자국을 모항으로 하는 대형 크루즈항 개발, 크루즈 국적선사 육성, 다양한 크루즈 관광 정책과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8월 ‘크루즈산업 육성과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었다. 해양수산부는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올해 안에 국적선사를 출범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 중심의 TF는 크루즈 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 조정능력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자본금 3억 원으로 출발한 크루즈회사가 2000억 원 이상의 중고선 매입 및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따라서 크루즈관광산업은 민간투자 사업이 아니라 미래 통일한국의 동력이자 고용 창출 산업이라고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국무총리실이 크루즈관광산업 육성과 지원 정책을 총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정부는 산업은행의 기업투자 촉진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조선, 크루즈항, 크루즈관광을 복합적으로 디자인하는 자세로 과감한 위험 감수자(risk taker)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김창수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 교수
#크루즈#특급호텔#크루즈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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