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EQ900’, 고속도로서 핸들에 손 떼도 차선 안벗어나… 사실상 자율주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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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EQ900’ 타보니

제네시스 EQ900의 앞좌석(위쪽)과 뒷좌석 모습. 시트에 고급 ‘나파 가죽’을 쓰는 등 최대한 고급스럽게 꾸몄다. 현대자동차 제공
제네시스 EQ900의 앞좌석(위쪽)과 뒷좌석 모습. 시트에 고급 ‘나파 가죽’을 쓰는 등 최대한 고급스럽게 꾸몄다. 현대자동차 제공
“국산차도 이렇게 럭셔리해질 수 있다”고 온몸으로 말하는 것 같았다.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모델이자 에쿠스 후속모델인 ‘EQ900’를 타보니 국산차가 어느 수준까지 왔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특히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은 자율주행 시대가 머지않았음을 느끼게 했다.

17일 열린 시승 행사에서 EQ900를 서울 강남 일대와 서울 광진구∼강원 춘천시 동산면에 이르는 구간에 걸쳐 직접 타봤다. 국산차 수준도 독일 고급차 브랜드의 기함(플래그십)급 세단 못지않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먼저 서울 시내를 달릴 때는 뒷좌석을 체험해 봤다. 일단 내부 인테리어는 한눈에 봐도 고급스럽다. 소파에 앉은 듯 편안한 느낌을 주는 시트는 BMW 7시리즈에서 쓰는 나파 가죽을 사용했다. 천장은 부드러운 스웨이드 재질. 그 외에도 나무 문양 내장재와 독서용 조명 등 곳곳에 고급스러움이 배어 있다. 14개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은 솔직히 음향에 대해 잘 모르는 기자의 귀에도 더 깊고 풍부한 느낌을 줬다.

쇼퍼드리븐 차(운전기사가 모는 차)로 쓰이는 만큼 뒷좌석 느낌은 매우 편안했다. 노면 상황을 자동으로 인식해 충격을 완화해 주는 ‘어댑티브 컨트롤 서스펜션’ 기능 덕분인지 방지턱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느낌이다. 뒷좌석을 젖힐 수 있는 각도가 크지는 않아 조금 아쉽지만 좌석을 앞으로 빼면 좀 더 편하게 몸을 기댈 수 있다.

운전석에 타 볼 차례. 운전석에는 독일척추건강협회가 인증한 ‘모던 에르고 시트’가 장착돼 있다. 키, 앉은키, 몸무게 등을 입력하면 허리에 가장 무리가 가지 않는 좌석 각도를 자동으로 찾아준다. 기어노브(손잡이)가 옆으로 길게 뻗어 있어 손바닥 전체로 감쌀 수 있다. 손을 많이 움직이지 않아도 자주 쓰는 단추를 누를 수 있게 설계돼 있다.

시승한 모델은 3.3터보엔진 모델인데도 시동을 처음 거니 마치 하이브리드 차에서 시동을 건 것처럼 조용하고 정숙하다. 이날 시승한 내내 이런 느낌은 유지됐다. 2중 접합 유리를 쓰고 휠 내부에 구멍을 내 공명음을 잡는 등 여러 장치를 사용한 덕이다.

고속도로에 들어서 고속주행과 HDA를 시험해 봤다. 현대차 다른 모델들은 주행모드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은 느낌이었지만 EQ900는 스포츠 모드로 달려보니 일반 모드와 차이가 확연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속도가 거침없이 올라갔다. 동급 독일 고급 세단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수준이었다. 주중에는 운전기사가 몰고, 주말에는 본인이 직접 운전하는 재미를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국산차에 처음 적용된 HDA를 작동시켜 봤다.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 주는 어드밴스트 크루즈 컨트롤(ACC)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기능으로, 고속도로에서 핸들을 자동으로 움직여 차선에서 벗어나지 않게까지 해준다. 사실상 자율주행이 거의 실현된 수준이다. 실제로 핸들과 가속페달, 브레이크 등을 조작하지 않으면서 10여 km를 편하게 이동했다. 다만 국내 법규상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떼면 법 위반이어서 조작을 하지 않더라도 핸들은 잡고 있어야 한다. 핸들에서 손을 오래 떼고 있으면 경보음이 울린다.

타 본 결과 7300만∼1억1700만 원에 이르는 가격이 부끄럽지 않은 느낌이다. 시장 반응이 뜨거운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춘천=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현대자동차#제네시스#제네시스 eq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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