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탄생 100주년]쇳물 뽑아 차 만드는 ‘수직계열화’ 완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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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의 꿈 이룬 정몽구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이 2010년 1월 5일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 1고로의 화입(火入)식에 참석해 고로 아래쪽의 풍구(風口)로 횃불을 밀어 넣고 있다. 동아일보DB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이 2010년 1월 5일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 1고로의 화입(火入)식에 참석해 고로 아래쪽의 풍구(風口)로 횃불을 밀어 넣고 있다. 동아일보DB
2013년 현대제철이 일관제철소를 완공하면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고로(高爐)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생산하고 싶었던 아버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꿈을 이뤘다. 이로써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직계열화 체제를 완성하게 됐다.

2000년 9월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한 현대차그룹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10개 계열사로 출범했던 그룹은 현재 30개가 넘는 계열사를 자랑한다. 완성차 분야의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를 비롯해 철강 분야에는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건설 분야에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자동차 부품 분야에 현대모비스·현대위아, 금융분야에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등이 있다.

그룹의 중심인 현대·기아차는 무역장벽을 극복하고 현지 맞춤형 차량을 생산하기 위해 2002년부터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에 나섰다. 이에 미국 유럽 등의 선진시장과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출범 당시 244만 대에 불과했던 현대·기아차의 판매대수는 지난해 약 3.3배로 증가한 800만 대를 돌파했다. 업체별 판매순위도 2000년 10위였으나 2010년부터는 글로벌 5위 업체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글로벌 생산을 확대한 덕분에 올 1월 현대·기아차는 전 세계 완성차 누적판매 대수 9000만 대를 넘길 수 있었다.

이런 성과는 현대차그룹이 자동차·철강·건설 등 그룹의 3대 핵심 성장축을 완성한 덕분이다. 2011년 현대건설을 인수하고 2013년 현대제철이 충남 당진시 당진공장에서 일관제철소 건설을 마무리하면서 전 세계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수직계열화 및 자원순환형 구조를 가지게 됐다.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 체제는 철판을 생산하는 현대제철로부터 시작한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공장을 건설하고,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을 생산한다. 현대제철은 자동차 제작에 쓰일 강판을 생산한다. 이를 가지고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완성차를 만든다. 완성된 차는 현대글로비스가 운반하게 된다. 현대캐피탈과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할부와 중고차 판매를 담당한다.

전 세계 어느 자동차 업체도 갖추지 있지 못한 수직계열화로 현대차그룹은 안정적인 원가구조와 생산효율을 달성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BMW 등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에 견줄 수 있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거두는 비결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자원순환형’ 그룹이기도 하다. 현대제철이 생산한 자동차 강판을 현대·기아차가 자동차 생산에 적용하고 수명을 다한 자동차 차체는 자동차 리사이클링 센터에서 폐차 처리된다. 폐기된 철강은 다시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철근, H형강 등 건설용 제품의 원료로 재활용돼 현대건설이 이를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부품 업체의 성장이 곧 완성차 업체의 성장이라는 인식하에 다양한 상생경영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협력사의 인재 확보를 위한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열고 매년 ‘R&D 협력사 테크 페스티벌’을 열어 협력사들이 기술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의 2014년 평균 매출액은 2589억 원으로 2001년 733억 원과 비교해 3.5배로 증가했다. 특히 매출 1000억 원 이상 협력사 수가 2001년 62개에서 2014년에는 전체 1차 협력사의 56%인 148개로 늘어났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 부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함으로써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사업장과 그룹 계열사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확보할 계획이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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