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ic Review]"체계적인 브랜드 관리가 경쟁력을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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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박규원 ㈔한국브랜드디자인학회 이사장
박규원 ㈔한국브랜드디자인학회 이사장

기업과 생산자는 물론 정부 내 모든 기관까지 브랜드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KOREA라는 국가 브랜드도 차츰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국민 참여를 통해 새롭게 브랜드를 만든다고 한다. 이로써 두손을 들고 있는 디자인의 ‘Hi Seoul’은 사라질 것 같다.

하지만 브랜드란 단어가 혼란스럽게 사용되고 있지 않은지 염려스럽다. 서울시에서 생각하는 브랜드란 슬로건과 심벌마크를 뜻하지만, KOREA라는 브랜드에는 대한민국의 모든 역량을 뜻하는 상징성이 있다. 좁은 상표적 의미와 총체적 역량의 상징이라는 넓은 의미로 혼용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에 대한 의미가 명확하게 공유되지 않는다면 효율적으로 구축되기도 어렵다.

원래 브랜드란 경쟁상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만들어진 언어와 디자인요소가 융합된 상징적 표현을 뜻하는 것이다. 곧 법적 가치를 확보하는 상표적, 디자인표현 체계로서 정체성 전달, 경쟁상품과의 차별성 확보와 특히 매력적 기억인자로서 회상되기 쉬운 언어와 디자인 결합의 체계적 시스템이다.

또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브랜드란 상품이 가지고 있는 총체적 기능의 상징 표현이다. 곧 물리적 또는 비물리적 기능은 물론 언어와 디자인 등 문화적 요소들이 총체적으로 결합된 상징성으로 언어적(naming) 요인이 강하다. 예를 들면 KOREA는 정치, 경제력, 군사력, 문화역사성, 국민성, 지리적 경쟁력 등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총칭하는 상징적 표현이다.

두 가지 의미가 어떻든 브랜드란 모든 여러 기능과 역할들이 결합되어 구축된 결과적 이미지이다. 결코 KOREA라는 국가 브랜드는 슬로건을 잘 만들고 국기를 멋지게 디자인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나 생산자, 국가기관이나 개인들까지도 브랜드가 필요하다. 이 때 효율적 브랜드 구축을 위해서 두 가지 의미를 명확하게 만들어야 한다. 넓은 의미의 브랜드인지, 아니면 좁은 뜻의 브랜드인지에 따라 준비나 구축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넓은 의미에서의 상징적 브랜드라면 기획, 생산, 집행, 관리, 시행, 커뮤니케이션 등 모든 분야의 광범위한 활동 결과에 따라 얻어지는 상징적 표현일 것이다. 여기에는 장기 계획과 큰 투자가 요구된다.

한편 좁은 의미의 원래 브랜드란 언어와 디자인적 조형 요소를 융합해 체계적으로 관리되어 투자비용과 인력이 최소화될 수 있어 경제성이 높고, 파급효과도 크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체계적 브랜드인 디자인 관리를 통해 경쟁력을 구축한 많은 기업의 사례로 증명되었다.

과장된 브랜드 인식을 경계해야 하고 브랜드의 근본 의미를 다시 되새길 필요가 있다. 곧 언어와 디자인을 잘 활용하는 상표적 의미로 인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지 이를 개발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로 구축되는 것이지 브랜드란 일회성 홍보나 노출행사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과정에서 체계적 디자인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면 좀 더 쉽게 브랜드를 확보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더 많은 브랜드들이 디자인을 통해 더욱 이미지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기고 박규원 ㈔한국브랜드디자인학회 이사장 / 한양대 디자인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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