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시장 사수” 현대車 쇄신인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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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中판매량 2014년보다 6.2% ↓
합작법인장-전략담당임원 물갈이

중국에서 사업 부진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대대적인 인적쇄신에 나섰다. 현대·기아차의 중국합작법인 법인장과 중국전략담당 임원까지 모두 물갈이하면서 중국 시장을 지켜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18일 쓰촨현대기차의 담도굉 판매담당 부사장(56)을 현대차 중국전략담당으로, 현대위아의 공작·기계·차량부품사업 담당 이병호 부사장(59)을 베이징현대기차 총경리로 임명했다. 또 기아차 기획실장인 김견 부사장(53)을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로 임명했다.

신임 중국전략담당인 담 부사장은 화교(華僑)로 북경사무소장과 중국사업본부장 중국전략사업부장 등을 거친 중국통 임원이다. 베이징현대기차의 이 총경리는 현대·기아차의 해외마케팅사업을 맡았고 현대차 미국법인 업무 총괄책임자 등을 지냈다. 둥펑위에다기아 김 총경리는 기아차 경영전략실장, 기획실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이전 베이징현대기차 총경리를 지냈던 노재만 전 총경리는 중국전략담당 상근고문을 맡아 다시 중국 사업에 관여하게 됐다. 현대차그룹 측은 “노 상근고문은 과거 10년 이상 중국 사업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전략담당인 담 부사장을 도와 중국 사업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베이징현대기차 김태윤 총경리는 이 회사 4, 5공장 건설 담당 상근자문을 맡았다. 기존에 현대차의 중국전략담당을 맡았던 최성기 사장은 고문으로,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를 맡았던 소남영 부사장은 자문에 위촉됐다.

현대차그룹이 이례적으로 중국사업의 주요 핵심 인사들을 동시에 교체한 것은 최근 중국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800만5000대를 판매한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수출 및 현지 생산을 포함해 약 182만 대를 판매했을 정도로 중국 사업의 비중이 크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1∼6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2%가량 줄어든 80만여 대에 그쳤다.

이 때문에 둥펑위에다기아는 7일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스파오(구형 스포티지)의 모든 모델을 일률적으로 5만 위안(약 938만 원)씩 내리는 등 차량 가격을 30% 낮추며 시장점유율 방어에 나섰다.

한 증권사 임원은 “다른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중국 토종업체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가격을 내린 데 비해 현대·기아차는 가격 인하를 미루다 최근에야 가격을 내리는 등 중국 사업의 경영 판단이 시의적절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자동차 시장이 SUV 위주로 급격히 바뀌고 있는 만큼 가격 할인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중국 소비자 기호에 맞는 차량을 개발해 지속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또 현재 1700여 개 중국 내 딜러(판매업체)를 내년까지 2000여 개로 늘리는 한편 중국 중서부 지역과 소도시 딜러를 집중 확보해 중국 판매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세진 mint4a@donga.com·강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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