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카페]“美공장 해외이전 않겠다” GM의 교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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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無파업 선언-차등 임금 수용
생산기지 매력 잃는 한국이 배워야

강유현·산업부
강유현·산업부
“제너럴모터스(GM)의 소형차 공장을 미국 밖으로 옮기지 않을 것입니다.”(메리 바라 GM 사장)

“파업은 전미노조연합(UAW) 협상팀에는 실패를 의미합니다.”(데니스 윌리엄스 UAW 노조위원장)

13일(현지 시간) 미국 자동차산업의 심장부인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올해 9월부터 4년간 적용될 GM과 UAW의 임금 및 단체협상을 시작하는 상견례 자리에서 노사 양측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바라 사장은 “유가 하락과 크로스오버차량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소형차 수요가 줄고 있지만 우리는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며 중대형차에 비해 수익이 낮은 소형차 공장을 남미보다 생산 비용이 높은 미국에서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GM이 ‘소닉’(북미용 아베오)을 생산하는 미시간 주 오리온 공장은 미국 내 유일한 소형차 공장이다. 바라 사장의 발언은 이달 포드가 준중형차 ‘포커스’와 ‘C맥스’를 생산하는 미시간 공장의 가동을 2018년 중단하겠다고 밝힌 직후라 더욱 주목받았다.

GM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던 이유는 노사 타협이다. 2011년 임·단협 결과 GM은 다른 공장보다 더 많은 비율의 ‘티어2’(Tier2·2007년 입사한 노동자로 시급 16∼19달러) 노동자와 더 낮은 시급을 받는 사내 하청 노동자를 채용할 수 있게 됐다. 2007년 이전에 입사한 ‘티어1’ 노동자는 시급 28달러를 받는다. 티어2 노동자는 시급을 적게 받는 대신에 일자리 나누기와 회사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

2009년 GM과 크라이슬러 파산 이후 ‘무파업 원칙’을 선언한 UAW는 올해부터 파업권을 갖게 됐다. 그러나 윌리엄스 위원장은 상견례 자리에서 “파업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악의 방법”이라며 올해도 무파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해 미국 자동차업계의 임·단협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디트로이트 빅3’의 수익이 증가하고 미국 자동차시장이 살아나면서 UAW는 티어1, 티어2 간 임금 격차를 줄이고 건강보험과 연금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인건비를 더 낮춰야 한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견례에서 ‘수익성 향상을 통한 고용 안정 및 확대’(사측), ‘무파업 원칙을 통한 생산성 보존’(노조 측)을 첫마디로 내건 미국 자동차업계는 강성 노조와 인건비 및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자동차 생산기지로서 매력을 잃어가는 한국 자동차산업에 큰 시사점을 준다.

강유현·산업부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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