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 안심대출 열풍에 저금리 상품으로 갈아타기 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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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유모 씨(39)는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하고 싶었지만 신청자격이 안됐다. 변동금리 등 다른 조건은 모두 맞았지만 대출을 받은 지 1년이 안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 씨는 포기하지 않고 저금리로 대출을 바꿀 다른 방도를 찾고 있다. 연 3.5% 정도의 이자를 내고 있는 유 씨는 지인들로부터 안심전환대출 만큼의 저금리는 아니어도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대출상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안심전환대출 열풍 속에서 대상이 안돼 소외된 사람들이 다른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리파이낸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리파이낸싱이란 대출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출규모와 금리, 상환기간 등 채무를 재조정하는 것. 안심전환대출 역시 변동금리를 더 낮은 고정금리로 바꾸고, 상환방식도 만기에 원금을 모두 갚는 일시상환에서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는 분할상환으로 바꾸는 리파이낸싱이다.

외환은행 영업부의 한 직원은 “안심전환대출이 아니더라도 더 싼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방법이 없는지 문의해 오는 고객이 많아졌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지금이야말로 리파이낸싱을 할 적기라고 조언한다. 우선 기존에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내고 있을 가능성이 큰 만큼 낮은 금리의 대출로 ‘환승’하는 게 유리하다. 2, 3년 전에 비해 대출 금리를 연 1%포인트 정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중도상환수수료를 내더라도 유리하다.

이희수 우리은행 PB는 “올해 하반기까지는 금리가 계속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한두 달 추이를 지켜보다가 금리가 더 낮아지면 낮은 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2011년부터 대출을 새로 설정하거나 전환할 때 드는 근저당권 설정비용이 은행 부담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차환대출로 인한 비용 부담도 줄었다.

변동금리 대출자는 좀 더 인내심을 갖고 금리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다. 금리 추이를 지켜보다가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만 3년 뒤에 고정금리로 갈아탈지 결정하면 된다. 물론 금리가 갑자기 오를 수 있다는 위험은 감안해야 한다.

대출상품에 연동되는 금리 기준도 따져봐야 한다. 김지영 신한 PWM강남센터 PB팀장은 “지금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시장금리를 더 잘 반영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연동 대출상품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대출금리의 기준은 CD 외에도 금융채, 코픽스(COFIX·은행자금조달비용지수) 등이 있다. 이 중 시장금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CD금리다. 저금리에는 CD금리가, 고금리에는 코픽스가 유리한 이유다. 31일 CD금리는 1.85%, 잔액기준 코픽스 금리는 2.42%다.

새로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다른 정책성 금융상품도 눈여겨봐야 한다. 디딤돌대출은 부부합산 연소득이 6000만 원 이하인 경우, 주택담보액의 70%(2억 원 한도)까지 연 2.6∼3.4% 금리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다자녀 가구나 청약저축 장기가입자 등에게는 추가로 우대금리를 적용해 준다. 무주택자를 위한 저금리 대출상품인 보금자리론은 5억 원까지 연 2.85∼3.10% 금리를 적용하며 제2금융권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신민기 minki@donga.com·백연상·송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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