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 한국기업]삼성그룹, 인류의 삶 바꾸는 새로운 제품 창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올해로 창립 77주년을 맞는 삼성그룹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질경영’과 ‘신경영’ 등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사진은 이 회장이 1993년 4월 삼성서울병원 건설 현장을 방문한 모습. 삼성그룹 제공
올해로 창립 77주년을 맞는 삼성그룹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질경영’과 ‘신경영’ 등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사진은 이 회장이 1993년 4월 삼성서울병원 건설 현장을 방문한 모습. 삼성그룹 제공
“지금부터 내 말을 녹음하세요. 내가 ‘질(質) 경영’을 그렇게 강조했는데 이게 그 결과입니까? 나는 지금껏 속아 왔습니다. 사장들과 임원들 전부 프랑크푸르트로 모이세요. 이제부터 내가 직접 나설 겁니다.”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서울의 비서실로 전화를 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말이었다. 그날로 삼성 핵심 임직원 200여 명이 프랑크푸르트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이 회장은 삼성의 역사를 바꾼 ‘신경영 선언’을 하게 된다.

프랑크푸르트에 모인 임직원들에게 이 회장은 작심하고 호통을 쳤다. “불량이 나오면 100명 중 50명은 다시는 사지 않습니다. 양이 아니라 질로 향해 가라고 했는데 아직 양을 외치고 있습니다. (중략) 삼성은 3만 명이 만들고 6000명이 고치러 다니는 비효율적인 집단입니다.”

이후로 삼성은 본격적인 신경영을 펼친다. ‘라인 스톱제’를 신설해 생산현장에서 불량이 생기면 일단 라인을 정지하고 불량 발생 원인과 문제점을 해결한 후에 다시 라인을 가동한다. 그 결과 1993년 불량률은 전년 대비 30%에서 많게는 50%까지 줄었다. 1994년 말에는 불량으로 수거된 무선전화기 15만 대를 모아 삼성전자 구미공장에서 전량 폐기 처분하는 ‘화형식’을 벌이는 등 충격요법도 시도했다.

이 회장은 글로벌 일류기업을 넘어 100년 기업으로 ‘장수’하기 위해서는 초일류, 창의, 상생의 성공 유전자(DNA)도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올해로 창립 78주년을 맞은 삼성은 ‘100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신사업 본격화, 신시장 진출, 신수요 창출, 글로벌 인수합병(M&A) 강화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장은 늘 “불황기일수록 기회가 많으며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와병 중인 아버지를 대신해 지난해 5월부터 삼성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현재의 제품을 개선하는 수준이 아닌 인류의 삶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신수종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자”며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삼성은 올해 △기존 주력 사업에서의 차별적 경쟁력 강화 △신흥시장에서의 우위 선점 △기업간거래(B2B) 시장 성장 △ 스마트헬스, 스마트홈 등 사물인터넷(IoT) 신사업 본격 추진 등을 중점 추진 계획으로 수립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올해 IoT 개발자 지원에 1억 달러(약 1100억 원)를 투자하고 2017년까지 삼성전자의 TV, 2020년에는 모든 제품이 IoT로 연결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앞으로는 자동차, 교육, 의료, 공공서비스 등 산업 분야와 전방위 협업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M&A 행보도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가 2007년부터 8년간 단행한 국내외 M&A는 20건에 불과했지만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9개월 동안 대외적으로 알려진 M&A 사례만 7건이다.

인수업체는 비디오 관련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개발 업체 ‘셀비’, IoT 개방형 플랫폼 개발 회사 ‘스마트싱스’, 공조전문 유통회사 ‘콰이어트사이드’, 모바일 클라우드 솔루션 전문업체 ‘프린터온’, 서버용 SSD 캐싱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프록시멀 데이터’, 브라질 통합문서 출력관리 서비스 전문업체 ‘심프레스’,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 등 IoT, 핀테크, B2B 등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 동력과 밀접한 업체들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언뜻 보면 일관된 방향성 없이 각개전투 식으로 M&A를 진행한 것 같지만 삼성의 기술과 제품을 적용해 묶으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