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자율 주행카·탄소섬유 차체… 최첨단 미래 자동차의 향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15일 막 내린 제네바 국제 모터쇼: 실용성, 그리고 화려한 콘셉트카

15일(현지 시간) 막을 내린 제네바 국제 모터쇼의 키워드는 ‘실용’이었다. 세계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미니밴, 해치백, 왜건 등을 앞다퉈 내놓으며 현실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모터쇼의 재미는 역시 화려한 콘셉트카를 보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가지거나 타보기 힘들지만, 미래형 자동차의 모습을 미리 볼 수 있게 해주는 최첨단 콘셉트카야말로 모터쇼에서 기대하는 것 아닐까.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도 실용적인 차만 나온 것은 아니었다. 애스턴 마틴, 맥라렌, 코닉세그 등 슈퍼카 브랜드들은 화려한 겉모습만으로도 보는 사람들의 넋을 빼놓았다.

최고급 콘셉트카는 단순히 눈이 즐거워서 보기도 하지만 최첨단 기술이 적용될 뿐만 아니라 자동차 개발자들이 만들고 싶어하는 차의 방향이 보인다는 점에서 미래 자동차를 엿볼 수 있는 창이 되기도 한다.

특히 제네바 모터쇼는 전통적으로 슈퍼카들의 경연장으로 유명했다. 고가 소비로 인한 세금 부담이 스위스에서 상대적으로 덜해 스위스 슈퍼카 애호가들을 대상으로 업체들의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제네바모터쇼에 나온 콘셉트카를 통해 엿볼 수 있었던 미래 자동차의 모습은 어떤 것이었는지 소개한다.

‘DBX’의 외관. 애스턴 마틴 제공
‘DBX’의 외관. 애스턴 마틴 제공
[애스턴 마틴 ‘DBX’]조만간 사이드미러 사라질까

사이드미러 자리에 카메라가 달린 ‘DBX’. 애스턴 마틴 제공
사이드미러 자리에 카메라가 달린 ‘DBX’. 애스턴 마틴 제공
이 차를 직접 봤을 때 뭔가 어색한 점이 느껴졌지만 곧바로 찾아내지는 못했다. 잠시 이곳저곳을 살펴본 뒤에야 사이드미러가 이상하리만큼 작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아무리 실제 양산되는 차가 아니라 콘셉트카라지만 이런 고급차에 대체 왜 저렇게 작은 사이드미러를 달아서 운전을 불편하게 만들었을까 의아해하며 가까이 다가가 사이드미러를 살펴봤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거울은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더 살펴보니 거울 대신 카메라가 달려 있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왜 사이드미러가 이렇게 작았는지 알 수가 있었다.

운전석을 보니 핸들 바로 옆에 작은 화면이 달려 있어 카메라에 비친 스스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되자 뒤에서 차가 오는지 보기 위해 시선을 사이드 미러까지 돌릴 필요 없이 핸들 옆만 봐도 차가 다가오는지를 알 수 있었다.

사실 카메라가 사이드미러를 대신할 수 있다면, 꼭 지금 자동차의 사이드미러 자리에 카메라가 있을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결국 사이드미러는 사라지고 자동차의 전체 모습은 좀 더 날렵해질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의 앨런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아예 올해 양산할 계획인 ‘모델X’에 “사이드미러를 없애고 카메라를 달겠다”고 밝힌 바 있어 사이드미러가 사라지는 날이 생각보다 빨리 올 수도 있어 보인다.

코닉세그 ‘아제라 RS’
코닉세그 ‘아제라 RS’
[코닉세그 ‘아제라 RS’]탄소섬유로 좀 더 가볍게

탄소섬유는 가벼우면서도 견고해 자동차에서 철강을 대체할 신소재로 꼽힌다. 이 때문에 탄소섬유를 이용해 차의 무게를 줄여보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차체 대부분을 탄소섬유로 만든 코닉세그의 아제라 RS는 처음 보면 차체의 질감이 보통 차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차의 무게는 1395kg으로, 이전 모델인 아제라 R에 비해 40kg이나 무게를 줄였다. 어린 아이 한 명 정도의 무게를 덜어낸 셈이다. 당연히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등을 개선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 맥라렌과 애스턴 마틴 등 대부분의 슈퍼카들 사이에서는 이미 탄소섬유 차체는 대세가 돼 가고 있다.
버디’의 외관. 린스피드 제공
버디’의 외관. 린스피드 제공
[린스피드 ‘버디’]자율주행 및 연결형 차량

인공지능 차량 ‘버디’의 내부 모습. 린스피드 제공
인공지능 차량 ‘버디’의 내부 모습. 린스피드 제공
이 차는 ‘잘 빠진’ 슈퍼카는 아니다. 하지만 차 지붕으로부터 더듬이처럼 위로 뻗어나온 센서와 핸들이 접혔다 펴지는 내부 모습은 다른 슈퍼카못지 않게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린스피드는 스위스의 스페셜 차량 개발 및 튜닝 업체다. BMW의 전기차 i3를 기반으로 만든 ‘버디’는 인공지능형 자율주행을 표방하는 차다. 핸들을 마치 로봇팔처럼 접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수석으로 핸들을 옮겨 조수석에서 운전을 하게 할 수도 있다. 중앙에는 아이패드처럼 생긴 큰 화면이 달려 있어 차를 조작하거나 업무를 처리할 수도 있다. 스마트 기기와 연결이 가능한 것은 기본이다.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무인차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는 와중에 린스피드는 기술보다도 사용자 특성과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변화 가능한’ 유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린스피드는 “버디가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을 새로 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운전자가 차를 운전하면서 업무도 볼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은 듯하다.

제네바=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