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스마트섬 변신…“육지와 228km ICT 다리 연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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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백령 기가 아일랜드’ 선포식

유정복 인천시장, 오성목 KT네트워크 부문장, 조강래 해병대 제6여단장(왼쪽부터)이 17일 오전 인천 옹진군 백령면사무소 대피소에서 위성광대역 LTE망을 통해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위쪽 사진). 백령도 주민인 하영숙 할머니(84)가 스마트워치를 착용해 보이고 있다(아래쪽 사진). 백령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유정복 인천시장, 오성목 KT네트워크 부문장, 조강래 해병대 제6여단장(왼쪽부터)이 17일 오전 인천 옹진군 백령면사무소 대피소에서 위성광대역 LTE망을 통해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위쪽 사진). 백령도 주민인 하영숙 할머니(84)가 스마트워치를 착용해 보이고 있다(아래쪽 사진). 백령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도가 ‘정보통신기술(ICT) 섬’으로 탈바꿈했다. KT는 17일 오전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백령 기가 아일랜드 선포식’을 열었다. KT의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인 ‘기가 스토리’의 세 번째 결과물이다.

ICT를 이용해 의료·문화·교육 등 생활환경을 바꿔주는 프로젝트인 기가 스토리는 지난해부터 시작해 전남 신안군 임자도,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DMZ)에 위치한 대성동초등학교를 ICT 활성화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이날 선포식에 참석한 KT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은 “육지와 228km 떨어진 외딴섬,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오늘 육지와 섬을 잇는 ICT 다리가 처음으로 개통됐다”며 “KT의 ICT 관련 인프라 구축으로 주민의 삶이 180도 달라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 백령도 노인, 5분 단위로 건강체크

백령도는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로 4시간 걸리는 섬이다. 서해 최북단에 위치해 맑은 날이면 육안으로 북한이 보일 정도로 전방 지역이다. 이런 위치 때문에 교육, 문화 및 의료 인프라가 부족했다. 병원과 중·고등학교가 각각 1곳씩이다. 카페도 1곳뿐이다.

KT는 백령도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 및 보안시스템’ ‘개인 건강관리 솔루션’ ‘롱텀에볼루션(LTE) 무전서비스’ 등 각종 ICT를 도입했다.

백령도 심신취약계층 100명에게는 스마트워치를 무료로 제공했다. 이를 통해 개인의 운동 정보 및 심박수 등은 5분 단위로 백령보건지소로 전송된다. 평소와 심박수가 다르거나 활동량이 급격히 떨어졌을 경우 가족 및 백령보건지소에 위험을 알리게 된다.

백령보건지소 박한나 물리치료사는 “백령도 주민 5300여 명 중 노인 인구만 1000여 명일 정도로 노령화 지역이지만 의료시설은 턱없이 부족했다”며 “KT의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건강관리를 더욱 세심하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KT는 소변으로 당뇨 등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요닥’ 단말기 5대도 함께 제공한다.

○ ‘스마트’로 향하는 백령도의 일상

백령도 어민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으로 포구에 정박해 있는 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KT는 두무진포구, 용기포구, 장촌포구 등 백령도 주요 포구 3곳에 총 10여 대의 CCTV 및 보안시스템을 설치했다.

어민 김진수 씨(57)는 “5t짜리 배 한 대 가격은 1억 원이 넘는다”며 “이 때문에 태풍이 오거나 폭우 등으로 날씨가 궂을 때면 하루에도 몇 번이고 나와 배를 점검했는데 앞으로는 집에서 편하게 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KT는 또 백령도 학생들의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드림스쿨 시스템’을 도입했다. KT 이선주 공유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 상무는 “백령도 학생들은 대부분 방학 기간이면 인천으로 나가 학원을 다니는 ‘유학생활’을 한다”며 “방학 기간에도 백령도 아이들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으려면 교육 시스템 마련과 환경 개선이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세계 11개국 유학생 13명은 앞으로 백령초등학교와 북포초등학교 학생들의 멘토가 돼 매주 2회씩 일대일 외국어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온라인 화상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는 수업으로 외국어를 배우고 다양한 나라의 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

○ “대피소마다 화상으로 생생히 연결”

“이곳 기온은 영하 20.9도, 바람이 없는 맑은 날씨입니다.”

이날 KT는 백령도에 적용한 위성 광대역 LTE 기술을 이용해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 강천윤 대장과의 통화를 시연했다. 백령도로부터 1만2750km나 떨어진 곳이지만 통화 품질은 깨끗했다.

KT는 “백령도에 위성 광대역 LTE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북한의 포격 등 만약의 사태가 발생해 통신 장비가 망가지더라도 원활한 통신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백령도의 대피소는 총 26곳. 이 기술로 대피소와 인천 상황실은 화상으로 연결이 가능해졌다. 피해 규모와 대피자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KT는 또 대피소마다 무전 단말기 ‘라저원(RADGER1)’을 설치해 전국 어디서나 동시에 1000대 이상 무전기 간 통신이 가능하도록 했다.

KT 측은 “이번 기가 아일랜드 구축으로 백령도 주민들의 안전하고 편안한 삶에 기여했다고 자신한다”며 “2019년까지 전국 437개 도서지역 모든 곳에 ICT 인프라를 구축해 육지와 차이가 없는 통신환경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령도=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백령도#KT#백령 기가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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