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연비 2020년까지 ‘L당 24.3km’ 강행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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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1km에 97g’ 기준 강화… 목표 달성 못할땐 과징금 부과
업계 “美-日-中보다 높아” 불만… 환경부 “기술적으로 가능”

환경부가 2020년까지 온실가스 기준을 km당 97g으로 대폭 강화하는 자동차 환경 기준안을 30일 관보에 게재하면서 자동차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경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맞추려면 자동차의 평균 연료소비효율이 L당 24.3km에 이르러야 한다.

환경부가 30일 관보에 게재한 ‘자동차 평균 에너지소비효율 기준·온실가스 배출허용기준 및 기준의 적용·관리 등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업계는 2020년까지 연비기준(L당 24.3km)과 온실가스 배출 기준(km당 97g)을 맞춰야 한다.

정부는 2016년에 제조사 판매 차량의 10%가 해당 기준을 만족시키도록 하고 그 다음 해부터 20%, 30%, 60%로 확대한 뒤 2020년에는 모든 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달성하지 못하면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다만 판매량뿐만 아니라 온실가스의 평균 배출량을 점차 낮추는 방식도 허용했다. 2016년에는 전체 판매 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평균치를 km당 127g으로 낮추고 이를 점차 내리다가 2020년 97g으로 낮추라는 것이다. 또 자동차업체가 전기차를 1대 팔면 3대를 판 것으로, 경차 1대 판매는 1.2대 판매로 계산해서 자동차업체의 평균 연비를 다소 높여 주기로 했다.

그럼에도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환경부의 기준을 맞추는 것이 어렵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현대·기아자동차가 판매하는 양산차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7g 미만인 차는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0g)와 아반떼 1.6 LPI 하이브리드(92g), 쏘나타 신형 하이브리드(91∼94g), 기아차의 전기차 쏘울(0g) 등 친환경차뿐이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이 적은 일부 업체는 이 목표를 맞추기가 더욱 어렵다.

자동차업계는 연비 기준도 지나치게 높다고 불만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연비를 2014년 기준보다 25% 높이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를 달성해도 정부의 목표치를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환경부의 안은 다른 자동차 선진국에 비해서도 지나치게 높다. 2020년 기준으로 유럽은 km당 93g으로 한국보다 규제가 엄격하지만 일본(100g) 중국(110g) 미국(113g)은 우리보다 느슨하다.

하지만 환경부는 수출이 압도적으로 많은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선진국 수준의 환경 기술을 확보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기존 안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규제가 자동차업계로서는 불만스러울 수 있지만 2012년부터 고려대와 교통환경연구소 등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향후 기술 수준을 충분히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세진 mint4a@donga.com·이종석 기자
#자동차 연비#온실가스 기준 강화#온실가스 배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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