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컨슈머]지역특성 살린 다양한 브랜드로 수돗물개성시대를 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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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홍보협의회
취수원·처리과정 달라 물맛 차이… 수질검사 기준, WHO보다 깐깐

올해 초 수돗물홍보협의회가 발간한 ‘2013년 수돗물 만족도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아리수, 순수, 미추홀참물, 달구벌 맑은물, It`s 水, 빛여울수, K-water 등 각 지역별 수돗물 브랜드가 수돗물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긍정적 이미지 형성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브랜드를 경험한 소비자가 수돗물 음용 시 만족도가 약 7%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전문가들은 전국 공통으로 활용 가능한 단일 브랜드를 개발해 수돗물 고급화 브랜딩 전략을 시도한다면 수돗물에 대한 인식 변화는 물론 지역 편차 없는 물 복지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순수, 미추홀참물, 빛여울수, 이것은 사라진 옛 우리말이 아닌 시민들의 목을 적셔주는 수돗물의 또 다른 이름이다. ‘순수’는 부산, ‘미추홀참물’은 인천, ‘달구벌 맑은물’은 대구의 수돗물 브랜드이다. 각 지자체 수도사업자들은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보다 친근하고 안전한 수돗물의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수돗물을 브랜드화하여 지역 시민들을 대상으로 알려 나가고 있다.

“이름이 뭐예요?”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름

전국에는 다양한 수돗물 브랜드가 있다. 주요 지역을 살펴보면 서울의 ‘아리수’, 대전의 ‘잇츠수’(It`s 水), 광주의 ‘빛여울수’, 그리고 광역상수도와 일부 지역 상수도 공급을 담당하는 수자원공사의 ‘K-water’ 등이 있다. 이외에도 경기도 내 6개 도시 포함 창원, 마산, 김해 등 14개 지역에서 ‘이름 있는’ 수돗물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천만 시민의 수돗물인 서울의 ‘아리수’는 고구려시대 한강을 일컫던 옛 이름으로서 ‘크다’라는 순우리말 ‘아리’와 ‘물’을 뜻하는 한자어 ‘수’가 결합된 이름이다. 아리수는 163개 수질검사 항목을 거뜬하게 통과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이다. 수돗물에 대한 인식 차별화를 위해 2004년 2월부터 서울의 수돗물 이름을 ‘아리수’로 사용하고 있다. 이후 꾸준한 홍보 활동을 진행해온 결과 현재 서울시민 중 80%가 아리수를 알고 있을 만큼 인지도가 높다.

부산은 1999년에 ‘순수’(SOONSOO)라는 이름으로 국내 최초로 수돗물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현재는 ‘순수365’라는 이름으로 고도의 정수시설로 처리돼 부산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특히 ‘순수365’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수실검사 기준 155개 항목보다 많은 174개 항목으로 검사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주요 특광역시 수돗물 브랜드 중 특이한 이름인 인천의 ‘미추홀참물’은 인천의 옛 지명인 미추홀과 진실된 물, 깨끗한 물에 참된 마음을 더했다는 뜻의 참물이 결합된 브랜드이다. 인천은 2016년까지 101억원을 투입해 미추홀참물 통합 운영센터를 구축해 수돗물 생산부터 공급까지 통합적,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관리, 운영할 계획이다.

대구의 ‘달구벌 맑은물’은 대구의 옛 지명인 넓은 평야, 큰 마을, 큰성 이라는 우리말을 한자식으로 표기한 달구벌(達句伐)과 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청정한 물이라는 의미의 합성어이다. 특히 내년 대구에서는 ‘세계 물포럼’이 개최됨으로써 물산업 클러스터가 들어서며 이를 계기로 대구에서 물은 대구를 상징하는 산업이자 미래 발전을 위한 중요한 자원이 될 전망이다.

수돗물홍보협의회 관계자는 “각 지역의 수돗물은 취수원과 처리 과정 일부가 달라 물맛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엄격한 수질관리로 음용 안전성은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차이가 없다”며, “수돗물 공급 주체인 지자체들이 지역의 특색을 살려 수돗물을 브랜드화하여 친근한 느낌을 주는 것은 물론 시민들과 함께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수돗물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수돗물, 맛도 품질도 세계 최고 수준▼

한국상하수도협회 홍보팀 정명수 팀장 인터뷰


한국상하수도협회는 지난 2009년 7개 특·광역시, 제주도, 환경부, K-water와 함께 수돗물홍보협의회를 운영해오며 우리나라 수돗물의 신뢰 제고와 사회 전반에 걸친 올바른 식수 음용문화 정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한국상하수도협회 정명수 홍보팀장은 “2012년 OECD가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수돗물 직접 음용 비율은 조사대상 11개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국제적으로는 우수한 안전성은 물론 맛에 있어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작 국민들의 불안감으로 국내에서는 정당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수돗물은 UN의 수돗물 수질에서는 4위, 세계 맛 평가에서는 7위에 이를 정도로 국제적으로 신뢰를 얻은 바 있다.

정 팀장은 “특히 국내 수돗물은 선진국 보다 훨씬 많은 검사 항목을 통해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입증 받고 있으며, 가격 대비 품질, 맛 또한 국내외 시판 먹는 샘물보다 우수하다”고 했다. “먹는 샘물이나 정수기 대신 수돗물을 마시면 상당한 양의 탄소를 감축할 수 있으며, 페트병으로 인한 환경오염 등을 줄일 수 있어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지구의 환경을 지키는 효과가 매우 크다“고 정 팀장은 강조했다.

그는 또 “향후 수돗물홍보협의회의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우리 국민들에게 수돗물의 맛과 안전성, 환경적 효과 등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라며, “기존의 수돗물 브랜드화 전략을 통한 수돗물 이미지 홍보뿐 아니라 향후에는 수돗물이 건강한 고급 식수로 인식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고 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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