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금융]러브 점프… 사회공헌 실천하는 한국 금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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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공부방 등 지역 밀착형 봉사
문화 - 스포츠 행사 후원하고, 창업지원해 창조경제 생태계 육성
국내 금융사들 공유가치 창출 힘써

Gettyimages 멀티비츠
Gettyimages 멀티비츠
“지속가능한 사회공헌 활동 체제를 구축해 ‘따뜻한 금융’을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한국 금융이 수행해야 할 사회적 역할을 이렇게 강조했다.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건전하고 투명한 금융시스템이 뿌리를 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회사들의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사회공헌 활동을 과거에는 대외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거나 최고경영자(CEO)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인식했지만 최근에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보고 있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하고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증권, 보험, 카드사 등은 지역사회 자원봉사활동에서 문화 스포츠나 창업 지원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사회공헌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 지역 기반의 활발한 봉사활동


금융권 사회공헌 활동의 특징은 지역밀착형 봉사활동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금융사들은 사업 특성상 전국에 지점과 대리점, 영업소 등을 두고 지역 주민들과 얼굴을 맞대며 사업을 하고 있다. 어떤 기업보다 지역민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 이는 사회와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생산해 새로운 경쟁우위를 추구하는 이른바 ‘공유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진다.

우리은행은 ‘우리 행복 소사이어티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 영업본부 32곳과 영업점 1000여 곳이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각 지역의 사회복지시설 및 지역아동센터와 자매결연을 하고 지속적인 후원을 하고 있다.

전국 아동을 대상으로 한 도농교류 프로그램이나 여름캠프 등도 은행이 잘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의 한 축이다.

KB국민은행의 ‘희망공부방’ 사업은 금융권의 손꼽히는 지역밀착형 사회공헌 활동. 전국 45개 지역의 아동센터에서 대학생 학습 멘토가 취약계층 아동들의 방과 후 활동을 돕는 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 대학에 진학하면 장학금도 지급한다.

삼성화재는 전국에 245개 봉사팀을 운영한다. 이들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지역 내 초등학교 아동을 지원하고 있다. ‘1부서 1아동 결연사업’을 통해 매월 후원금을 지원하고 각 지역에서 선발한 아동들과 회사 여사원이 함께 홍콩과 마카오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역 밀착형 봉사활동은 단순히 어려운 사람을 돕는 차원이 아니라 해당 지역민들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계량화된 신용등급보다 고객의 특성을 파악해 자금을 공급하는 선진 금융기법인 ‘관계형 금융’을 정착시키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 문화·스포츠 후원에도 적극 나서


문화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스포츠는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금융사들은 국내 문화 예술과 스포츠가 세계 정상급으로 올라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다양한 메세나 활동으로 예술인과 스포츠 선수들이 자신들의 분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한국메세나협회 부회장을 맡으면서 다양한 후원을 하고 있다. 신 회장이 이사장인 대산문화재단은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대산문학상’을 시상하고 대산창작기금, 외국문학 번역지원, 해외 한국문학 연구지원 등을 통해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2009년 국내 클래식 유망주를 발굴해 육성하기 위한 ‘신한음악상’을 제정해 매년 시상하고 있다. 수상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해외 유명 음악학교 연수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신한아트홀 무료대관 혜택 등도 제공한다.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 미래’,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취약계층 어린이들이 오케스트라, 합창 등을 하는 ‘우리들의 행복한 동아리’ 후원에도 나서고 있다.

스포츠 분야에서는 비인기 종목에 대한 후원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삼성생명, KDB생명, 하나외환 등 프로여자농구 6개 팀은 모두 금융사들이 운영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김연아, 박인비 등이 유망주일 때부터 지속적으로 후원하며 성공적인 스포츠 마케팅의 본보기를 만들었다.

○ 창업지원 등 ‘금융공헌’ 눈길


최근 금융권 사회공헌 활동의 특징 중 하나는 금융업의 특성을 십분 살린 다양한 금융공헌 활동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금융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자신들의 사회공헌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다.

KDB산업은행의 청년창업 지원사업은 초기 창업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과거 국내 은행들의 자금 지원이 주로 대기업이나 일정 규모 이상의 중소기업에 집중됐기 때문에 창업기업은 자금공급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십상이었다. 산업은행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직접 창업경진대회를 열고 이들에게 7억 원의 사업자금을 지원해 창조경제 생태계를 육성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을 만들어 의료 분야와 관련해 특화된 공헌활동을 펼친다. 최근에는 운동이 부족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도심걷기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식습관과 운동방법, 체계적 신체 관리 노하우를 알려 주고 회사별로 경쟁을 붙이는 행사를 가미해 재미까지 추구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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