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kg→100g… 한국을 바꾼 ‘손안의 혁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이동통신 30년 1984∼2014]<1>모바일 시대 눈부신 발전

'벽돌폰'부터 스마트폰까지
꼭 30년 전인 1984년 3월 29일. ‘한국이동통신서비스㈜’가 일반인은 꿈도 못 꿀 초고가의 차량전화(일명 카폰) 서비스로 시작하며 한국의 ‘모바일 시대’가 열렸다. 현재 이동통신이 없는 삶은 상상조차 불가능하지만 불과 한 세대 전 한국인 누구도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 한국인의 삶을 바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초기 카폰의 무게는 무려 4kg이었다”며 “차량에 안테나를 필요 이상으로 길게 밖으로 빼 부와 성공을 과시하는 용도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카폰을 가지려면 가입비와 단말기 가격을 합해 당시 평범한 직장인 2년 치 연봉(약 400만 원)이 필요했다. 이동통신 서비스의 첫해 가입자가 2658명에 그친 것도 워낙 고가였기 때문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휴대전화가 첫선을 보였지만 한마디로 ‘벽돌’이었다. 무게는 벽돌보다 조금 가벼운 1.3kg(요즘은 100g 안팎)에다 크기와 모양은 건축용 벽돌과 꼭 닮았고 가격도 비쌌다. 신호가 잡히지 않는 곳이 천지였지만 이 ‘벽돌’을 허리춤에 찬 사람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휴대전화는 1990년대 삐삐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선풍적으로 유행하고 이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휴대전화 서비스가 나오면서 대중화됐다. 공중전화, 전보, 대학가 서점의 연락 게시판 등 오랫동안 한국인의 삶에 한 부분이던 풍경은 이때부터 빠르게 사라진다.

이동통신 가입자는 1996년 313만 명에서 3년 만인 1999년 2100만 명으로 7배 가까이로 폭증했다. 1999년에 이동전화 가입자는 유선전화 가입자를 넘어선다. 2006년에는 가입자 4000만 명을 돌파하며 전 국민 모바일 시대가 열렸다.

통신과 단말기의 발전으로 가입비와 요금도 갈수록 싸졌다. 30년 전 서울과 부산의 이용자가 3분간 통화할 경우 1800원(초당 10원)이 들었다면 이제는 6분의 1 수준인 324원이면 가능해졌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훨씬 줄어든 액수다.

2000년대 중반 3세대(3G) 이동통신 기술로 본격화된 무선 데이터 통신 서비스는 국민의 일상은 물론이고 일하는 방식까지 바꿨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바일 메신저, 멀티미디어, 위치 기반 서비스(LBS) 등 모바일을 통해 업무 수행, 정보 습득, 여가 활용, 사회적 소통을 하는 이른바 ‘스마트 라이프(Smart Life)’가 일상화되고 있다.

무선 데이터 양은 매년 수 배씩 늘고 있다. 이 같은 데이터 기술의 발전은 금융 거래나 쇼핑 등 삶의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온라인 주식 거래의 4분의 1 정도가 현재 스마트폰을 활용해 이뤄지고 있다.

이동통신은 국부 창출에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국내 이동통신 산업은 미국과 일본 등의 선진국과 비교해 15년이나 뒤늦게 시작됐지만 세계 통신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1996년에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기술, 지난해에는 4세대(4G)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LTE-A)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내놓았다.

이동통신으로 대표되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9.9%를 차지하고 있다. 유·무선 통신 기기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273억 달러(약 29조4000억 원)로 CDMA 상용화 첫해인 1996년(약 18억7000만 달러)과 비교해 14.6배 늘었다. 나아가 한발 앞선 통신 인프라는 국내 단말기·통신·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우리나라가 ICT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 SK텔레콤의 30주년…“30년 앞을 내다보자”


국내 1위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자인 SK텔레콤은 29일을 창립기념일로 기념하고 있다. SK그룹(당시 선경그룹)이 20년 전인 1994년 ‘한국이동통신서비스’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소재 SK텔레콤 본사에서 임직원과의 대화를 통해 창사 30주년의 의미를 공유하고 새로운 30년을 준비하자고 다짐했다.

이날 하 사장은 “고객의 행복과 생태계 발전을 위해 스마트 ICT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호재 demian@donga.com·김호경 기자
#이동통신#모바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