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고객서비스 줄여 더 큰 만족 ‘이케아의 역발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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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다국적 가구기업 이케아(IKEA)는 세계 3위의 가구업체다. 2013년 4월 현재 전 세계 41개 국가에서 34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연간 매장 방문객은 7억 명을 넘는다. 직원만 15만4000명에 달한다. 이케아는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88)가 17세에 연 조그마한 잡화점에서 출발했다. 이 잡화점은 통신판매업체를 거쳐 세계적인 가구회사로 성장했다. 캄프라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람들이 성능과 디자인은 좋지 않으면서 가격은 비싼 가구를 구입하는 상황에 주목하고 가구업에 뛰어들었다.

이케아의 제품은 성능에 비해 가격이 싸다. 그 대신 고객에게 불편을 제공한다. 이케아의 성공요인을 분석한 책 ‘이케아, 불편을 팔다’(뤼디거 융블루트 저·배인섭 역·미래의 창·2013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자신들이 서비스 업체라고 생각하지 않을 정도다. 가구 판매과정에서 발생하는 작업량의 80%를 고객이 직접 처리한다. 고객이 매장에서 직접 자신이 살 가구를 찾아야 한다. 원하는 제품을 찾으면 직접 선반에서 끄집어내 계산대로 옮긴다. 이 과정에서 고객들은 가구를 살피며 다른 제품과 비교할 수 있다.

구매를 강요당하지도 않는다. 친절한 고객상담을 포기해야 하지만 대신 판매자에게 현혹되지 않고 자유롭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값을 치르면 자동차에 실어 집으로 가져간다. 가구는 직접 조립한다. 고객들은 평균 3시간 동안 가구를 고르고 집으로 가져와서 조립한다. 프랑스의 한 여대생은 “성인을 위한 레고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케아가 강력한 가구 브랜드로 자리를 잡은 이유는 고객에게 직접 가구 제작에 참여할 기쁨을 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제작의 기쁨을 느끼면서 이케아의 브랜드에 동질감마저 느끼게 된다. 고객에게 불편을 주는 것으로 더 큰 만족을 이끌어 내는 것은 역발상적인 방법이다. 이케아는 고객이 항상 편리한 것을 추구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빠지지 않고 불편을 주는 방법으로 시장에서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대표 sirh@centerworld.com
#DBR 경영 지혜#이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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