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sia Rush]소치 겨울올림픽을 기회로… 한국기업, 성장의 모멘텀 잡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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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9위 경제대국 러시아로 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브릭스(BRICs) 국가의 경제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인식도 있지만 러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 국가들의 경제성장 모멘텀 여부가 세계 경기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하다.

특히 열흘 앞으로 다가온 소치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의 주요 경제협력 파트너인 러시아의 성장 잠재력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기업들의 활동도 더 활발해지고 있다.

여전히 매력적인 땅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평가하는 글로벌 경쟁력 지수에서 러시아는 2012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1조9700억 달러(세계 9위), 인구 1억4337만 명(세계 9위)의 경제대국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1인당 GDP도 1만3790달러로 상승해 세계은행 기준에 따르면 상위중소득국(UMIC)으로 분류된다. 시장 규모로 따지면 미국, 중국, 인도 등에 이어 세계 7위 국가다.

아울러 도로 철도 항만 항공 등 교통 인프라, 모바일 유선전화 등 통신인프라, 전기공급 상황 등도 빠르게 나아지고 있다. WEF의 인프라스트럭처 평가에서 2006년까지 66위에 머문 러시아는 2008년 59위로 올라선 뒤 최근 세계 47위 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첨단기술의 수준과 인터넷 사용인구, 모바일 사용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측정하는 기술수준도 꾸준히 상승해 2006년 72위에서 2012년 57위에 올랐다. 한국 기업들이 보기에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본 SOC가 점차 갖춰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한국의 대(對) 러시아 투자는 2012년 말 기준(누계)으로 384건, 19억4217만 달러로 우리나라 총 투자 누계액(5만3977건, 2150억5069만 달러)의 0.9%(금액 기준)를 차지하며 제22위 투자대상국으로 올라섰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러시아에 대한 투자는 제조업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최근에는 도소매업 광업 건설업 농림수산업 등으로 점차 다양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 올림픽 맞아 러시아 사업 강화


한국의 대표적 기업들은 소치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러시아 시장 진출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올림픽처럼 좋은 브랜드 마케팅 기회가 없다는 것.

소치 겨울올림픽 무선통신 분야 공식후원사인 삼성전자는 이번 올림픽의 비전을 ‘스마트 올림픽’으로 정하고 러시아인들에게 삼성전자의 혁신적 기술을 소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림픽 정보를 삼성 휴대전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올림픽 정보 서비스 프로그램을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제공한다. 대회 기간에 러시아 올림픽파크와 모스크바 시내에 누구나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기와 기술을 통해 올림픽 경기를 경험할 수 있는 ‘삼성 갤럭시 스튜디오’도 운영한다.

현대자동차는 러시아에서 수입 차종 중 3년 연속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쏠라리스’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의 현대차 러시아 공장(HMMR)에서 생산하는 쏠라리스는 기획 단계부터 현지 도로 및 기후 조건 등을 고려해 개발한 러시아 전략 모델이다. 쏠라리스의 판매 돌풍에 힘입어 현대차는 러시아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K그룹은 윤활유 전문 계열사인 SK루브리컨츠에 기대를 건다. 대표 제품인 ‘지크(ZIC)’가 러시아 시장에서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것. SK텔링크는 올림픽 시즌을 맞아 2월 20일까지 한 달간 러시아에 국제전화 00700 표준요금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에게 사용금액의 50%를 할인해주는 특별 이벤트도 진행한다.

LG그룹은 1990년 러시아 모스크바에 지사를 설립하며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오랜 투자의 결과물로 LG전자의 오디오, 청소기, 에어컨, 모니터, 전자레인지 총 5개 품목은 ‘러시아 국민브랜드’로 인정받을 정도로 입지가 탄탄하다.

러시아 국민브랜드는 높은 인지도와 최고의 품질을 갖춘 제품에 수여되고, 15만 명의 소비자가 선정하는 러시아 최고 권위의 제품상이다.

2006년 9월부터 가동한 모스크바 인근의 루자 공장은 러시아 내 국내 가전업체 최초의 생산기지로, 2012년 기준 연간 TV 400만 대, 세탁기 140만 대, 냉장고 70만대, 모니터 100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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