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장세엔 ETF가 효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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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종목 아닌 상장지수에 투자… 1900에 매수-2000에 매도 설정때
컴퓨터가 자동으로 사고팔아… 작년 10월~12월초 12% 수익도
박스권서 요동칠수록 많이 벌고… 상승장 지속되면 수익률 떨어져

새해 첫 거래일부터 터진 환율 악재로 1,943 선까지 떨어졌던 코스피가 6일 다시 1,953.28까지 올랐다. 양적완화 축소, 중국 경기 둔화 같은 변동성을 키울 요인이 여전해 개인투자자들은 몸을 움츠리는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 변수나 각 투자자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행동에 옮기기 힘든 소액 개인투자자라면 개별 종목이 아닌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수익률 면에서 좀 더 나을 수 있다고 권한다.

○ 변동성 장세에서 더 큰 수익

최근에는 시황과 상관없이 차익 거래를 위한 프로그램매매, 투자비중 자동 조절로 지수 상승분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거나 하락 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고안한 ETF 상품이 나오고 있다.

특정 조건만 만족하면 자동으로 ETF를 팔거나 사도록 시스템매매를 활용한 것이다. 투자자가 따로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잘 운용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상품도 어려운데 시스템매매라는 기법도 어렵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은 운용 방법을 단순화했다.

신한금융투자의 ‘플랜yes ETF 자동매매 서비스’의 경우 코스피가 특정 포인트에 이르면 자동으로 팔거나 사도록 설정해 놓았다. 1,900에 매수하고 2,000에 매도하도록 설정했다면 이 조건에서 컴퓨터가 자동으로 ETF를 사고파는 식이다. 이 같은 방법으로 지난해 10월∼12월 초 코스피가 거의 변하지 않는 동안 12%대의 수익을 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에서 만든 ‘우리 스마트인베스터’도 코스피200을 따르는 ETF에 투자하는 자동매매 서비스를 운영한다. 지수가 하락하면 매입량을 늘리고 상승하면 매입량을 줄이는 식으로 운영된다.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환매해 수익을 낸 뒤 다시 처음부터 투자를 시작한다. 매입 조건이 특정 지수가 아닌 상승 및 하락 폭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이 신한금융투자 상품과 다르다. 우리투자증권은 자동매매 서비스 외에도 영업점 직원에게 주문 실행을 맡기는 주문예약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KDB대우증권 역시 여러 지수를 종합해 매수, 매도 조건을 만들어 운용하는 ‘폴리원 ETF 랩’ 상품을 판매한다. 시스템이 매수 신호를 내면 ETF를 매입하고 매도 신호를 내면 팔아 채권이나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상품이다. 삼성증권에서도 자체적으로 디자인한 시장 분석 모델에 따라 주식형 ETF와 채권형 ETF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절하는 ‘삼성POP 골든랩 ETF 시리즈’를 내놓았다.

○ 매매 조건 그때그때 바꿔주는 게 좋아

이처럼 지수 상승과 하락에 따라 매매 비중을 조절하는 ETF 상품은 지수가 크게 변하지 않고 요동치는 박스권 장세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도록 고안된 상품이다. 지난해 코스피의 경우 1,900∼2,000 선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이 상품들의 수익률이 좋았던 것. 하지만 증시가 한 방향으로 상승하거나 하향할 경우 이 상품들은 오히려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매매 조건에서 아예 지수가 벗어나버리면서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운용 담당자들은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매매 조건을 그때그때 바꿔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성태 신한금융투자 투자상품부장은 “만약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전개될 경우 각 상품 조건에 명시된 추가매수 등을 통해 손실을 방지하거나 수익률을 높이는 식으로 운용 전략을 보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TF#상장지수#자동매매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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