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도시락 토크 CEO와 점심을]<6>박준 농심 대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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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역할이라도 끊임없이 기여하라”

28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서 박준 농심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취업준비생 7명과 신라면 블랙을 곁들인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이날 취업준비생들의 다양한 질문에 박 대표는 때론 웃으면서, 때론 날카롭게 답하며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8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서 박준 농심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취업준비생 7명과 신라면 블랙을 곁들인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이날 취업준비생들의 다양한 질문에 박 대표는 때론 웃으면서, 때론 날카롭게 답하며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라면은 없나?”

28일 점심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 있는 도연관 회의실에서 취업준비생들과 마주 앉은 박준 농심 대표는 대뜸 라면부터 찾았다. 긴장된 기색이 뚜렷하던 참가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도연관은 농심의 연구개발(R&D)센터다. 이날 농심은 도시락과 함께 컵라면 ‘신라면 블랙’을 1인당 하나씩 준비했다. 박 대표가 “밑에서부터 잘 저어야 맛있다”며 컵라면 먹는 법을 시범 보이면서 분위기는 금방 화기애애해졌다.

라면 얘기로 시작된 대화는 곧 ‘꿈’이란 주제로 옮겨갔다. “대표님의 꿈이 뭔지 궁금하다”라는 질문을 받고 박 대표는 “이미 세계 80여 개국에 식품을 수출하는 농심을 네슬레처럼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식품회사로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여러분의 꿈은 뭐냐”라고 되물었다.

○ 스펙보다 협동·협력의 인성이 먼저

이날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주최한 ‘청년드림 도시락토크-CEO와 점심을’ 행사에 참석한 취업준비생들의 면면은 다양했다. 박태민(가천대 도시행정학과·23) 송은배(한경대 기계공학과·26) 박윤하(창원대 토목공학과·27) 김소영(단국대 식품공학과·23) 김근미(고려대 국어국문학과·25) 조윤정(서울과학기술대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24) 김기태 씨(건국대 커뮤니케이션과·26)는 영업직군부터 R&D, 기계설비, 홍보·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꿈을 갖고 있었다.

관심 분야가 다양한 만큼 질문도 다채로웠다. 1981년 농심에 입사해 국제사업을 주로 담당해온 박 대표의 답변도 거침이 없었다. 박태민 씨가 “농심에 입사하는 젊은이에게 ‘이것만은 꼭 얻어가라’라고 할 만한 게 있는지 궁금하다”고 묻자 박 대표는 “미안하지만 그런 생각을 해서는 들어오기 힘들다”고 맞받았다. 박 대표는 “회사에 입사할 때는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것, 줄 수 있는 것에 대해 먼저 생각해야 한다”면서 “작은 역할이라도 끊임없이 기여하다 보면 언젠가 수천 명을 이끄는 농심의 선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근미 씨는 “사업 환경이 달라지면서 매년 원하는 신입사원의 상도 달라질 것 같은데 최근 원하는 인재상이 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농심의 인재상은 사업이나 회사 경영 지침이 아무리 달라져도 변함없다”며 “협동, 조화, 배려를 뜻하는 아프리카어인 ‘우분투(ubuntu)’ 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입사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인성(人性)”이라며 “입사 이후에도 성과뿐 아니라 조직에 융화되는 인성을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 뚜렷한 자기 주관, 당당함 어필이 중요

이날은 마침 농심의 하반기 공채 서류전형이 마감되는 날이었다. 취업준비생들은 채용 과정에서 궁금했던 점들을 처음 만난 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솔직하게 질문했다.

면접관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뭐냐’라고 물을 때 ‘정답’이 뭐냐는 질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정답은 없지만, 남들 따라서 얼결에 아무 말이나 하면 안 하느니만 못할 수 있다”며 “미비했던 답변에 대한 추가설명 등 꼭 보충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영업직을 희망하는데 전공이 영향을 미치는지, 홍보·마케팅 쪽에 지원하는데 학점이 어느 정도 중요한지에 대해선 “친화력, 성실성만 있다면 전공은 별 상관이 없다”며 “학점은 성실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참고하는데 평균 B학점 정도라면 걱정 안 해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국어 능력은 강조했다. 입사 지원자의 어학실력을 어느 정도 보느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한국어는 잊어도 영어는 해야 하는 시대”라고 잘라 말했다. 국내, 해외 시장 구분이 사라진 지금 외국어에 뒤처져서는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란 설명이 뒤따랐다.

뚜렷한 자기 주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대표는 “내용보다 포장에 더 신경 쓰는 사람은 내실이 없다”며 “좋은 말만 늘어놓으려 하지 말고 당당히 자기 소신, 주관을 밝히는 사람이 되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내게 없는 젊음을 가진 여러분에게 마지막으로 다시 꿈 이야기를 해주며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싶다”며 “꿈을 꾸는 사람은 때로는 빨리, 때로는 늦더라도 그 꿈을 꼭 이루게 된다. 반드시 꿈꾸며 살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다음 초청자는 주우식 전주페이퍼 대표입니다

일곱 번째 청년드림 도시락토크의 초청자는 전주페이퍼의 주우식 대표(사진)입니다. 주 대표와 청년드림센터는 지원자의 창의성과 도전정신 등을 고려해 7명의 점심 파트너를 선정한 뒤 11월 14일(목) 전주페이퍼 전주공장에서 진행될 점심식사에 초대합니다.

참가를 원하는 청년 구직자는 11월 7일까지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www.yd-donga.com)에 ‘CEO와 점심을 먹어야 하는 이유’ 및 간단한 자기소개를 올려주시면 됩니다. 점심 파트너의 명단은 11월 12일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에 공개됩니다.
#농심#청년드림#박준#도시락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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