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강국]고부가 석유화학제품 생산 늘려, 사업 다각화-수익 안정성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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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는 다국적 석유기업 셸과 합작해 올 1월부터 충남 서산시 대산산업단지에 윤활기유 공장을 짓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셸은 6 대 4의 비율로 지분을 출자해 합작사 현대셸베이스오일㈜을 설립했다. 이 회사가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의 3만3000m² 터에 세우는 윤활기유 공장은 내년 하반기(7∼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 공장에서 하루 2만 배럴의 윤활기유를 생산할 예정이다.

윤활기유는 고도화 정제 공정에서 나오는 잔사유를 처리해 만들어진다. 윤활기유에 각종 첨가제를 혼합하면 자동차, 선박, 산업기계 등에 쓰이는 다양한 윤활유 제품이 만들어진다.

현대셸베이스오일은 신규 윤활기유 공장이 생산하는 제품 대부분을 셸의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으로 수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15년부터는 연간 1조 원 내외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윤활유 신제품 ‘엑스티어’를 내놓고 자동차 엔진오일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이로써 신규 윤활기유 공장이 내년 완공되면 현대오일뱅크는 윤활기유부터 윤활유 제품까지 모두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말까지 전국 2400여 개 주유소 및 차량 경정비 네트워크로 윤활유 제품 유통망을 확대한 뒤 자동차뿐만 아니라 중장비나 산업기계 등 산업용 신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엑스티어의 경우 연간 18만 배럴의 완제품을 생산해 내수는 물론이고 해외로도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또 석유와 석유화학제품을 저장할 수 있는 대규모 유류탱크터미널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사업비 1000억 원이 투입되는 유류저장 시설은 현재 울산 신항의 8만6800m² 용지를 매립해 건설 중이다. 이 시설은 최대 5만 t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시설과 40여 개(총 30만 kL)의 저유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울산은 경기 평택시나 전남 여수시 등에 비해 일본 화주를 유치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일본 열도 어디든지 석유 제품을 쉽게 공급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 때문이다. 일본은 상대적으로 석유 저장시설이 노후화돼 있고, 잦은 지진과 얕은 수심으로 대형 유조선(VLCC)이 바로 접안할 수 있는 부두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울산 저유시설은 석유 물류 대체지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 정유업계 최초의 상업용 유류저장시설인 울산 유류탱크터미널은 올해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 사업을 통해 연간 270만 t 규모의 국내외 석유제품 물동량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올 4월 일본 코스모석유와 합작해 건립한 제2 BTX 공장(벤젠·톨루엔·자일렌)의 상업가동에 들어갔다. 총 공사비 5300억 원이 투입된 이 공장은 파라자일렌 85만 t, 벤젠 15만 t 등 연간 100만 t의 방향족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제1 BTX 공장은 파라자일렌 38만 t과 벤젠 12만 t 등 연간 50만 t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였다. 제2 설비 완공으로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인 BTX 생산규모가 3배로 늘어나게 된 셈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번 BTX 증설 사업을 통해 전체 매출액 중 석유화학 부문의 비중이 9%에서 14%로 늘어났다”며 “그동안 정제 분야에 치우쳤던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고 수익의 안정성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 원료를 활용한 프로필렌 유도체 사업, 제철화학 사업 등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밑거름이 될 신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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