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강국]석유 한 방울 나지않는 국가는 옛말 ‘에너지 독립 이룬 나라’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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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2월 이라크 북부 쿠르드 지역 하울러(Hawler) 광구에서 원유시추에 성공했다.

하울러 광구는 1532km² 규모로 매장량은 6억1000만 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당초 추정했던 원유 매장량(2억1600만 배럴)의 3배 수준이며 한국 연간 원유 수입량의 약 60%에 이르는 규모다.

같은 해 7월 본격적으로 석유 시추에 들어간 석유공사는 1차 시추에서 하루 평균 1만 배럴의 원유를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국내 기업이 참여한 원유탐사 개발사업 중 가장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베트남 15-1 광구는 1차 시추에서 4809배럴의 원유 산출에 성공했다.

현재는 하루에 최대 4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 15-1 광구보다 하울러 광구에서 더 많은 양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울러 광구는 석유공사가 이라크 쿠르드 지역에서 탐사작업을 진행하는 3개 광구 중 하나로 65%의 지분을 가진 스위스의 오릭스 페트롤리엄사가 광구를 대표운영하고 있으며 석유공사는 15%, 쿠르드 자치정부가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이라크를 눈여겨보고 있다. 이라크는 중동 원유 매장량의 17.4%가 매장돼 있지만 독재와 전쟁 등 극심한 사회 불안으로 다른 산유국에 비해 석유 개발 기술이나 자본이 부족해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시추에 성공한 쿠르드 지역은 총 450만 배럴의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하울러 광구 외에도 쿠르드 지역의 바지안 광구, 상가우사우스 광구에서도 원유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올해 안에 하울러 광구 3, 4곳에서 추가 시추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원유는 대부분 유럽에 판매된다.

석유공사는 제2의 중동이라 불리는 카스피해에서도 석유 시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올 8월에는 카자흐스탄 잠빌 광구 해상탐사 제1차 시추에서 원유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잠빌 광구는 카스피해 북부 해역 수심 3∼8m에 위치한 1935m² 규모의 광구로 석유공사 등 8개 한국 기업으로 이뤄진 한국 컨소시엄이 27%의 지분을 갖고 있다. 나머지 73%는 카자흐스탄 국영석유가스사 보유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셰일가스 개발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제2의 석유라 불리는 셰일가스는 신재생에너지가 보편화되기 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전환기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석유공사는 셰일가스 개발사업을 미래성장동력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셰일가스는 전 세계에 걸쳐 2조5700억 배럴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석유 공사는 최근 미국 석유 기업 아나다코와 공동 사업체를 구성하고 미국 텍사스 주에 있는 매버릭 분지의 ‘이글포드’에 묻힌 셰일가스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글포드는 미국 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셰일가스 매립지다.

특히 석유공사 진출 이후 미국의 석유 기업 ‘마라톤’사를 비롯해 여러 국가의 석유회사에서 개발 지분 확보를 위해 경쟁하기 시작하면서 지분 취득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이다. 현재 석유공사가 확보한 지분은 운영권자인 아나다코사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공사 측은 “생산 광구의 지분 23.67%를 인수해 이곳에 매장된 총 717만 배럴의 셰일가스 중 170만 배럴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셰일가스 개발 선두 기업인 아나다코사에 공사 인력 6명을 파견해 전문기술을 확보하고 운영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는 이글포드 외에도 다양한 국가와 지역의 셰일가스 개발에 참여할 계획이다. 공사 측은 “한국이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국가’가 아닌 ‘에너지 독립을 이룬 나라’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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