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지만 젊은 악어…회춘 비결은 혁신이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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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코스테 80주년 국내 기념행사 찾은 프랭크 캔셀로니 亞총괄사장

프랭크 캔셀로니 라코스테 아시아 총괄사장은 커다란 하얀색 악어 로고를 수놓은 슬림한 재킷을 입었다. 그는 “1933년 테니스 선수 르네 라코스테의 별명인 ‘악어’를 로고로 만들 당시에는 명함만큼 컸다”고 말했다. 라코스테 제공
프랭크 캔셀로니 라코스테 아시아 총괄사장은 커다란 하얀색 악어 로고를 수놓은 슬림한 재킷을 입었다. 그는 “1933년 테니스 선수 르네 라코스테의 별명인 ‘악어’를 로고로 만들 당시에는 명함만큼 컸다”고 말했다. 라코스테 제공
“한때 ‘할아버지에게 선물하는 옷’이던 시절도 있었죠. 회춘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했습니다.”

1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동일드방레 사무실에서 프랑스 캐주얼 브랜드 라코스테의 프랭크 캔셀로니 아시아 총괄사장을 만났다. 라코스테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라코스테가 올해 80세가 됐지만 여전히 젊은층에서 사랑받는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에게 ‘80세가 됐다’는 표현을 ‘80 years old’ 대신 ‘80 years young’이라고 일부러 바꿔 말했다. 전통이 있지만 신선한 브랜드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라코스테의 상징인 ‘악어’는 한동안 ‘자전거 탄 사람’(빈폴)과 ‘말 탄 사람’(폴로랄프로렌)에 밀렸다. 1985년부터 국내에서 팔리다 보니 소비자들이 함께 나이를 먹은 것이다. 다른 모양의 악어 로고를 앞세운 한국 브랜드가 나온 것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2009년부터 악어의 반격이 시작됐다. 캔셀로니 사장은 “2009년 호세 루이스 두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가 부임하면서 전방위적 ‘회춘’ 작전을 펼쳤다”며 “마케팅과 홍보 예산을 대폭 늘려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가치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프리미엄 시장으로 가기보다는 젊은층이 재미있게 생각할 수 있는 색다른 매장을 만들었다”며 “한국에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서울 명동과 신사동 가로수길에 대표 매장을 만들어 라코스테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라코스테는 2010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펠리페 올리베이라 밥티스타를 영입한 뒤 광고를 통해 ‘인습에 얽매이지 않는 시크함(unconventional chic)’ 캠페인을 펼쳤다. 학생 분위기를 강조한 경쟁사와 달리 프랑스의 패션 브랜드임을 내세웠다. 캔셀로니 사장은 “특히 한국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여성스러운 디자인을 도입해 허리 라인이 들어간 스타일을 내놓았다”며 “마케팅 전략과 디자인에서 전방위 혁신을 했지만 단 한 가지, 품질만은 변함이 없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한국 트래디셔널 캐주얼 시장에서 2010년 4위였던 라코스테는 2011년 폴로랄프로렌을 제치고 빈폴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올해 국내에서 매출 2300억 원을 올리는 게 목표다. 80주년 기념 로드쇼도 아시아 국가 중 한국에서 가장 먼저 열었다. 15∼26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악어 로고의 변화와 브랜드의 전통에 관한 내용을 전시했는데 관람객 1만여 명이 찾았다.

캔셀로니 사장은 “에르메스, 고야드, 부셰론 등 전통 프랑스 럭셔리 회사와 함께 6월 파리를 시작으로 10월에는 아시아 지역에서 라코스테 관련 전시회를 또 개최할 예정”이라며 “부셰론이 악어 목걸이를 만드는 등 각 회사의 대표 제품을 라코스테 스타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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