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카페]2013년 한국기업들 앞길에 ‘스마트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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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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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초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을 가리켜 ‘G2(Group of 2)’라고 한다. 올해 국내 산업계에서 유행한 ‘G2 시대’라는 말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일컫는다. 국내외 경제가 동반 침체의 늪에 빠져 대부분의 기업이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두 회사는 두드러지게 성장했다는 것이다. G2와 나머지 기업들의 격차는 크게 벌어져 G2는 30대 그룹 전체 투자와 신규 고용의 40%가량을 차지할 정도가 됐다.

하지만 내년의 경영환경은 그나마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G2마저 위협하고 있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미국의 금융전문 매체인 스트리트닷컴은 올해 내내 특허소송으로 홍역을 치른 스마트폰 시장이 내년에는 가격 경쟁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획기적인 혁신이 어려운 상황에서 각 제조회사가 제조 방법을 개선하면서 가격을 낮추려 할 것이라는 얘기다.

당장 구글은 보급형 넥서스폰을 199달러(약 21만3000원)에 내놓고 삼성전자에 칼끝을 겨눌 것으로 알려졌다. ZTE 등 중국 제조업체들은 100달러 안팎의 스마트폰을 앞세워 거침없이 시장을 잠식할 태세다. 이 같은 저가(低價) 스마트폰은 매출의 70%를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삼성전자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

현대자동차는 일본 자민당 집권 이후 두드러지는 엔화 약세 현상의 피해자가 될 우려가 있다. 달러-엔 환율이 90엔에서 110엔으로 오르면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영업이익은 각각 4.6%, 7.0% 감소한다는 증권사의 분석도 나왔다.

내년 우리 기업의 국내외 사업 환경이 ‘지뢰밭’이 될 것이라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린다. 그것도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 잘나가는 부분만 정밀 타격하는 ‘스마트 폭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유례없는 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는 G2의 경쟁력을 지켜내는 동시에 G30(30대 그룹), 나아가 G3000(중견기업 3000곳) 시대를 열어 일부에만 집중된 경제력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김용석 산업부 기자 nex@donga.com
#기업#스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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