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됩시다]집크기 줄이고 자산절반 현금성으로 예금-채권 등 다양한 형태로 쪼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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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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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씨티銀 정복기 본부장이 말하는 불황기 투자전략

10일 만난 정복기 한국씨티은행 씨티골드프라이빗클라이언트본부장은 “집을 줄이고 현금성 자산을 절반가량 유지하는 등 불황기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10일 만난 정복기 한국씨티은행 씨티골드프라이빗클라이언트본부장은 “집을 줄이고 현금성 자산을 절반가량 유지하는 등 불황기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경기침체에 저금리가 겹치면서 수익을 낼만한 상품을 고르는 데 전문가들도 쩔쩔맵니다. 가족과 떠난 휴가지에서도 시장 상황을 확인하느라 스마트폰에서 손을 뗄 수가 없더라고요.”

10일 만난 정복기 한국씨티은행 씨티골드프라이빗클라이언트본부장은 “400억 원대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고객도 하우스푸어로 전락해 은행돈을 빌리더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본부장은 1990년부터 1세대 프라이빗뱅커(PB)로 일한 자산관리 전문가로 꼽힌다. 한때 지상파 방송의 고정코너에 출연해 시중은행에서 ‘정 PB 추천 상품’이 따로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22년 경력의 베테랑 PB인 그도 손사래를 칠 정도로 최근 투자시장이 얼어붙었지만 그래도 이를 극복할 방안은 있다고 정 본부장은 힘주어 말했다.

―100억 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한 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 부자들도 요즘 어려운가.

“물론이다. 부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변동성과 불확실성이다. 지금 시장은 두 가지가 모두 크다. 그만큼 돈을 묻어놓고 진득하게 기다리기 힘든 상황이다. 시장변동 주기가 짧아지다 보니 우리도 하루만 시장 상황을 확인하지 않으면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재테크 고수로 불리는 고액 자산가들도 마찬가지다. 강남에 빌딩을 여러 채 보유한 자산이 수백억 원인 한 고객은 부동산경기 침체로 상가 분양에 실패하면서 은행에서 50억 원의 대출을 받는 등 빚더미에 올라섰을 정도다.”

―베이비붐 은퇴자들이 하우스푸어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해법이 있다면….

“우선 집부터 줄여야 한다. ‘나이가 들어도 부동산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얘기는 옛말이다. 베이비부머 은퇴 시기와 맞물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다. 집 크기를 줄여 현금을 적절하게 보유하는 게 낫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전체 자산의 절반가량은 현금성 자산으로 갖고 있는 게 좋다. 이 중에서도 현금과 주식, 예금, 채권 등 다양한 형태로 쪼개서 갖고 있어야 한다. 만기를 감안해 기간별로도 쪼갤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에 맞춰 시의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자산을 종류나 기간의 구분 없이 뭉텅이로 갖고 있으면 그만큼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저금리시대에 맞는 투자상품은….

“적립식 펀드를 추천하고 싶다. 만기가 따로 없고 적당한 시기를 골라 팔 수 있어 환금성이 좋다. 예컨대 5년짜리 적립식 펀드에 가입한 뒤 일정한 수익률을 올렸다면 바로 털고 나갈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모든 재테크 출발점은 본전인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2008년 10월 장중에 코스피가 1,078에서 920으로 떨어질 때 빨리 정리하고 인덱스 펀드로 돌린 사람들은 이익을 봤다.”

―기자와 같은 30대 중·후반 직장인들에게 자산관리 팁을 하나 달라.

“빨리 노후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직장을 그만둔 뒤 은퇴기에 ‘내가 한 달에 필요한 돈이 얼마일까’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계산해봐야 한다. 만약 소득 없이 기존 자산으로만 한 달에 300만 원을 써야 한다면 지금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답이 나온다. 연금보험 등 노후준비에 들어간다면 불필요한 경비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거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정복기#투자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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