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소형주택, 잘 나갈 때를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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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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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금융 경영硏 “수급 불균형… 가격 하락 가능성”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강세’를 유지해왔던 소형주택이 공급 확대, 고령자 위주의 1, 2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인기가 당분간 예전만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9일 ‘최근 소형주택의 수급동향 분석’ 보고서에서 “소형아파트,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이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당분간 가격 하락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소형주택은 적은 투자로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2008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전용면적 62.8m² 미만(아파트, 연립, 다세대주택 기준)인 소형주택의 가격 상승률은 18.5%에 이르러 같은 기간 0.7% 떨어진 대형주택(95.9m² 이상)과 대조를 보였다.

특히 1, 2인 가구 증가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빨라지면서 소형주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커졌고, 공급물량도 빠르게 증가했다. 2011년 말 기준으로 전용 40m² 이하 주택의 인허가 규모는 2007년보다 무려 1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용 85∼135m²의 중대형 주택공급은 34% 감소했다.

소형주택의 공급 증가는 다세대주택의 한 형태인 도시형생활주택이 주도했다. 2009년 1700채에 그쳤던 도시형생활주택의 인허가 규모는 2011년 8만3900채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1∼6월)에도 지난해 전체 인허가 규모의 67%에 이르는 5만6800채의 허가가 완료됐다.

이종아 KB금융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09년 이후 오피스텔의 허가 및 착공도 3년 연속 증가 추세여서 당분간 소형주택 공급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정작 초소형주택 주 수요층인 20, 30대의 취업자 비중 및 실질소득은 뚜렷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 30대가 전체 1, 2인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고 있다. 2006년 60.2%였던 20대 취업자 비중은 2011년 58.5%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30대 취업자 비중도 73.2%에서 72.2%로 줄었다.

KB금융은 전체 1, 2인 가구에서 20,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30.1%에서 2015년 26.6%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같은 기간 65세 이상의 노령층 1, 2인 가구 비중은 28.0%에서 29.6%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노령층 1, 2인 가구 대부분은 소형주택에서 월세로 사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하는 편을 선호한다”며 “최근 공급되는 소형주택은 20, 30대 젊은층으로부터 월세 수익을 얻는 것을 염두에 두고 짓는 경우가 많아 수급불균형 발생 확률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2011, 2012년 인허가 된 초소형 주택의 입주가 본격화되는 2013, 2014년에는 수급불균형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며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의 매매가격 및 임대수익률은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부동산#소형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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