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외제 유모차는 가라… 3安 토종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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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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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쁘레베베 정세훈 대표-匠人 유정찬 전무 손잡고 ‘페도라’ 출시

쁘레베베의 정세훈 대표(왼쪽)와 유정찬 전무가 함께 개발한 한국형 유모차 ‘페도라 S7’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쁘레베베의 정세훈 대표(왼쪽)와 유정찬 전무가 함께 개발한 한국형 유모차 ‘페도라 S7’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1986년부터 유아용품 업계에 몸담기 시작한 유정찬 쁘레베베 전무(60)는 유모차의 ‘장인(匠人)’으로 불린다. 1989년 유모차 브랜드 ‘카펠라’ 개발에 참여한 후 줄곧 유모차 개발과 제조에만 매달렸다. 국내외 박람회를 찾아다니며 아시아와 남미 지역에 한국 유모차를 수출했다.

하지만 최근 5년 새 외국 브랜드의 유모차가 국내 시장을 호령하는 위치로 올라서면서 유 전무의 과거 업적도 잊혀지는 듯했다. 수입 유모차 시장은 연간 2300억 원(2010년 기준)을 넘어서며 국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했다.

은퇴했던 그는 유아용품 수입업체 쁘레베베의 정세훈 대표(38)로부터 ‘토종 유모차를 만들어서 한국의 힘을 보여주자’는 제안을 받고 고민 끝에 지난해 초 현업에 복귀했다. 정 대표와 유 전무는 1년 6개월 만인 지난달 유모차 브랜드 ‘페도라’를 출시했다. 페도라는 그리스어로 ‘신의 선물’이라는 뜻이다.

○ 한국 엄마 사로잡기 위한 ‘현지화’ 전략

“고가의 외제 유모차 시장은 이제 정점을 찍었습니다. 한국처럼 이렇게 많은 외국 브랜드의 유모차가 격전을 벌이는 곳도 드물 겁니다. 불황이 지속되며 실속을 추구하는 엄마들이 늘면 성능도 좋고 값도 싼 한국 유모차 브랜드를 찾게 되겠죠.”(정 대표)

페도라가 선택한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였다. 한국 엄마들의 취향을 고려한 유모차를 개발하는 것. 이를 위해 한국 엄마들을 대상으로 제품과 관련된 설문조사와 포커스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품 개발에서부터 디자인, 가격 설정, 마케팅까지 한국 엄마들의 의견을 토대로 이뤄졌다. 그 결과 한국인의 체형에 맞게 크기를 줄였고 쉽고 깔끔하게 접을 수 있는 유모차를 개발했다. 색상도 화려한 색을 좋아하는 엄마의 취향을 고려해 다양화했다. 가격은 20만∼50만 원대로 수입 유모차의 3분의 1 수준이다.

○ 안전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유모차로 해외 공략

무엇보다 페도라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안전성. 이를 위해 ‘3안(안전 안정 안심) 정신’을 브랜드의 철학으로 삼았다. 작동하는 트레드밀(러닝머신) 위에 며칠 동안 페도라 유모차를 놓아둬 약한 부분을 철저하게 점검했다. 유 전무는 “페도라는 할아버지가 된 후 만든 첫 유모차”라며 “손녀가 탄다는 생각을 하니 아무리 혁신적인 아이디어라고 해도 안전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페도라의 다음 목표는 해외 시장 공략. 한국에서 성공하면 해외에서도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정 대표의 지론이다. 지난달 24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사무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등으로 제작된 페도라의 팸플릿부터 보여줬다. 국내 시장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해외 시장 공략까지 대비하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난타와 비보이 퍼포먼스를 접목시킨 페도라 출시 기념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것도 해외 진출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이제 제품만이 아닌 문화도 함께 팔아야 하는 시대가 왔다”며 “페도라의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신세계몰은 8∼14일 페도라 출시를 기념해 유료 체험단을 모집한다. 참가자는 페도라 유모차 디럭스형(S7)과 절충형(S3)을 각각 35%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며 신세계몰에 상품평을 작성하면 2만 원짜리 모바일 상품권도 받는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유모차#페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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