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돌아오자 갈치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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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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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난화에 달라진 ‘식탁 위 생선 반찬’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의 ‘수산물 지도’가 급격히 바뀌고 있다.

바닷물 온도가 오르면서 고등어 전갱이 오징어 등 난류성 어종의 어획량은 늘어난 반면 찬 바다에서 많이 나는 갈치와 굴 등은 생산량이 줄었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상반기 어업생산동향’에 따르면 올 1∼6월 어업생산량은 184만3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7만2000t보다 4.0%(7만1000t) 증가했다. 어업생산금액 역시 3조6833억 원으로 작년 동기의 3조5813억 원보다 1020억 원(2.8%) 늘었다.

연근해어업의 생산량은 44만6000t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만2000t(5.2%) 증가했다.

생산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어종은 전갱이로 지난해 상반기 4000t에서 2만2000t으로 450.0% 늘었다. 이어 고등어는 2만5000t에서 4만2000t으로 68.0% 증가했으며 오징어와 꽃게 역시 생산량이 각각 27.5%와 26.4% 증가했다.

고등어 전갱이 오징어 등은 모두 따뜻한 바다를 선호하는 난류성 어종이다. 이들 어종의 생산량이 늘어난 건 한반도 인근 해역의 수온이 올랐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철에 동중국해 등 따뜻한 바다로 이동했던 고등어 전갱이 등이 최근 한반도 주변 바다의 수온이 오르자 겨울에도 계속 남해 연안에 머물러 어획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 1∼8월 남해의 평균 수온은 24.6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9도보다 1.7도 상승했다.

반면 차가운 바다에 사는 일부 어종의 생산량은 급감하고 있다. 한대성 어종인 갈치는 올 상반기 생산량이 9000t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1만1000t)보다 18.2% 줄었다. 수온이 오르면 어획량이 감소하는 굴, 젓새우류 역시 생산량이 각각 26.6%와 20.1% 감소했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양식업을 포기하는 어민이 늘면서 뱀장어 생산량은 43.4%, 메기는 22.9% 줄어드는 등 강과 호수, 저수지 등 내수면의 어업 생산량도 올 상반기 1만4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0t(―2.5%) 감소했다. 뱀장어는 남획과 서식환경 파괴의 영향으로 세계적으로도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어획량 변화는 가격에 곧바로 반영되고 있다. 한때 ‘금(金)등어’로 불리기도 했던 고등어는 최근 가격 하락으로 ‘서민생선’의 지위를 되찾았다. 고등어 중품은 서울 가락시장에서 이달 13일 10kg 한 상자에 1만45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철의 3만7500원보다 61.3% 떨어진 가격이다. 반면 갈치 가격(4kg)은 이달 8일 12만 원으로 작년 같은 때의 7만7000원보다 55.8% 급등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고등어#갈치#어업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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