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재정 1년… MB정부 ‘마무리 경제투수’ 합격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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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늘고 신용등급 올라
“체감경기 개선 부진은 송구”

정부 경제팀 수장(首長)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다음 달 2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글로벌 경제 불안 장기화라는 암초 속에서 1년을 보낸 박 장관의 위기관리 역량과 ‘성적표’에 대해서는 국내외에서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비록 해외발(發) 악재로 성장엔진이 삐걱거리고 체감경기 역시 좋지 않지만 다른 많은 나라와 비교할 때 우리 경제는 상대적으로 돋보인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잇따라 강등됐는데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오히려 높아진 점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논란도 없진 않지만 일자리가 7개월 연속 40만 개 이상 증가하고 한때 4%를 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최근에는 2%대의 안정세로 돌아섰다.

박 장관의 행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총선과 대선의 해인 올해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공세에 그리 밀리거나 영합하지 않고 적극 대응하면서 재정 건전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는 점이다. 미국 유력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3월 “포퓰리즘에 맞선 정직한 한국 관료”라며 그를 주목하는 사설을 싣기도 했다.

박 장관은 취임 1년을 앞두고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물가와 일자리 관련 통계, 국가신용등급 관련 움직임에 자신감을 나타내면서도 “국민의 체감경기가 여전히 나아지지 못하게 한 점은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열악한 대외환경 아래서 상대적으로 선방(善防)했다고는 하지만 지난해 한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3.6%에 그쳤고 올해도 3.3∼3.6%의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성장의 두 축인 수출과 내수가 모두 부진한 양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재정 건전성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역대 정부의 불황 타개 단골메뉴였던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서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서비스산업 규제 완화처럼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안의 경우 현재의 정치권 기류를 감안하면 올해는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많다.

박 장관은 행정고시 23회에 합격한 뒤 공직 생활과 성균관대 교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을 거쳐 현 정부 출범 후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과 국정기획수석비서관,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재정부의 한 국장급 공무원은 “박 장관은 정치인 출신 장관이 할 수 있는 최상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며 “아마 순수 관료 출신이라면 정권 마지막 해에 지금처럼 정책기조를 유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객관적 상황으로 볼 때 특별한 돌발변수가 없다면 박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끝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박재완#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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