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 “수입중단, 과학적 근거 갖고 판단해도 늦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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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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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재협상은 나중 문제”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은 26일 미국 광우병 발생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즉각 중단하는 문제와 관련해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위생조건을 놓고 미국 정부와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서도 “나중의 문제”라며 당분간 미국에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본부장의 언급대로라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강화 등 통상협상 차원의 의견 교환이나 재협상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본부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나라 가운데 특별한 조치를 취한 곳이 많지 않다”며 “지금은 광우병 소에 대한 추가 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는 현재 광우병에 대한 더욱 자세한 정보 제공을 주한 미국대사관과 미국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박 본부장은 “현재 알려진 정보만으로는 (검역 중단 등을 요청하기) 부족하기 때문에 추가 정보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신중히 접근하겠다”고 했다.

지나치게 미국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박 본부장은 “일단 검역 중단을 하게 되면 다시 해제하려고 할 때 절차가 복잡하다”며 “잠정 중단을 하더라도 신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0개월 이상 된 젖소에서 나타난 비정형(非定形) 광우병이라는 현재까지의 정보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소와는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2008년 정부가 쇠고기 협상 당시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한 말을 뒤집었다는 지적에 대해 “한쪽 면만 보면 약속을 안 지킨 걸로 보이지만 그 뒤에 초안의 강제조항이 너무 강하다고 해서 여야 합의로 (법 개정안을)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부는 2008년 9월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통해 광우병이 발생해도 반드시 검역을 중단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다’고 재량권을 인정받은 바 있다.

미국과 수입위생조건 재협상을 통해 캐나다산 쇠고기처럼 검역 및 수입중단 조건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개선을 하는 건 나중의 문제”라며 “일단은 이번 광우병 문제에 대해 자세하게 파악부터 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미국산쇠고기#광우병#통상교섭본부장#박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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