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조상호 사장 “국내 정상 ‘60년 노하우’ 발판… 해외서도 ‘빵집 한류’ 이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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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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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말 파리바게뜨 베트남 1호점 여는 SPC그룹 조상호 총괄사장

《 “두고 보세요. 해외 베이커리 시장에서도 한류(韓流) 바람이 일 겁니다.” 국내 베이커리 업계 1위인 SPC그룹 조상호 총괄사장(61)은 이달 초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라며 “국내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의 성장 중심축을 국내에서 해외로 바꾸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조상호 SPC그룹 총괄사장은 “파리바게뜨의 성공은 빵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먹을거리 사업의 외길을 고집하면서도 외부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해 꾸준한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PC그룹 제공
조상호 SPC그룹 총괄사장은 “파리바게뜨의 성공은 빵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먹을거리 사업의 외길을 고집하면서도 외부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해 꾸준한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PC그룹 제공
경쟁업체들은 SPC를 ‘베이커리 업계의 삼성’이라고 부른다. 숱한 대기업 베이커리, 대형 제과회사 계열 베이커리 브랜드와의 경쟁을 모두 이겨내고 파리바게뜨 브랜드로 확고한 1인자 자리를 굳힌 데 대한 ‘칭찬’의 표현이다.

조 사장은 SPC의 이 같은 성공의 비결로 “60여 년간 베이커리 사업의 외길을 걸으며 이루어낸 최고의 품질과 유행을 선도하는 끊임없는 제품 개발”을 꼽았다. 각 매장에서 다양한 제품을 갓 구워 신선한 제품을 제공하는 ‘베이크 오프(Bake-off)’ 시스템을 도입하고 업계 최초로 식품기술연구소를 설립해 매달 15∼20종의 새로운 빵을 만들어낸 노력의 결과라는 이야기다.

조 사장은 “베이커리 등 외식업은 진입 장벽이 낮아 많은 기업이 뛰어들지만 사업 곳곳에 숨어있는 만만치 않은 디테일을 이해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1000가지가 넘는 원재료로 600가지가 넘는 빵을 수백만 개씩 만들어 파리바게뜨의 3000여 매장에 공급하는 과정은 사람의 손을 거치기 때문에 변수가 많다”며 “여기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이는 소비자 불만,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이라도 SPC가 60년 넘게 쌓아온 이 같은 노하우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SPC는 올해를 해외 진출 본격화 원년으로 삼을 채비를 하고 있다. 조 사장은 “우선 현재 각각 18곳과 74곳인 미국과 중국의 매장 수를 크게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국내 업체 중 최초로 난징(南京)에 매장을 낸 데 이어 올해는 다롄(大連) 충칭(重慶)에도 진출해 중국 내 새로운 거점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2년 현지 법인을 설립한 이래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을 중심으로 벌여온 파리바게뜨의 영업 지역도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달 말 베트남 호찌민에 1호점을 오픈하면서 동남아 진출의 첫 테이프도 끊는다. 조 사장은 “싱가포르에도 6월 말에 진출할 예정이며 중동과 중남미 지역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며 “중국은 물론이고 세계 최대의 베이커리 시장인 미국에서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만큼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SPC가 내세우는 해외사업의 필승카드는 현지화와 차별화다. 중국과 미국에 진출한 파리바게뜨 매장은 이미 국제적인 수준에 이른 국내 매장의 인테리어와 디자인 등을 그대로 채용하고 운영방식도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다.

하지만 영업적인 측면에서는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도 함께 구사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2005년부터 고객이 직접 참여하는 케이크 교실 행사를 500차례 이상 열고 HSBC골프대회 등 각종 메이저 스포츠 이벤트의 스폰서로 꾸준히 참여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미국에서도 300여 종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매달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 있다.

조 사장은 “‘가맹점이 성공해야 본사도 발전할 수 있다’는 상생의 경영철학도 SPC의 성공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상생의 모델을 사업뿐만 아니라 SPC가 발 딛고 서 있는 사회와의 관계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SPC가 자사 브랜드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에게 최근 장학금을 지급한 것도 이 같은 상생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이 조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아르바이트 대학생은 우리 사회의 희망이며, SPC 입장에서도 매장 운영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존재”라며 “이들이 꿈을 키워나갈 수 있게 돕는 것이 SPC와 가맹점주,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진짜 상생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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