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진동 줄고 연비 좋고… 경유차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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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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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미니쿠퍼 디젤’(왼쪽), 현대 ‘i40 살룬’(오른쪽)
BMW ‘미니쿠퍼 디젤’(왼쪽), 현대 ‘i40 살룬’(오른쪽)
《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디젤(경유)차가 점차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자동차 제조기술의 발전으로 ‘디젤차는 시끄럽고 진동이 심하다’는 선입견도 많이 줄었다. 여기에 고유가가 지속되며 가솔린(휘발유) 차량 대신 연료소비효율(연비)이 좋고 유류비도 상대적으로 싼 디젤차량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
○ 지난해 국산차 디젤 비중 사상 첫 20% 돌파

6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국산 승용차(SUV 포함) 중 디젤이 차지하는 비중은 21.8%를 넘어섰다. 2010년 디젤차의 판매비중은 19.8%(24만1666대)로 국산 디젤차 비중이 20%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수입차는 디젤 비중이 더욱 높다.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 10만5037대 중 35.2%(3만6931대)가 디젤차였다.

디젤차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기준 가솔린의 전국 주유소 평균 가격은 L당 1977원, 디젤은 L당 1823원으로 디젤이 L당 150원가량 싸다. 연비도 동급 배기량 기준으로 디젤이 가솔린보다 20∼30% 높아 유지비 격차는 더욱 커진다.

이러한 추세 속에 국내외 자동차업체의 디젤차 출시도 늘어나고 있다. 기존 SUV 위주에서 세단형으로 입지를 넓혀가는 게 최근 동향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국내 중형세단 중 유일하게 디젤 엔진을 탑재한 ‘i40 살룬’을 출시했다. 이 차는 1.7L급 디젤 엔진을 탑재해 연비가 L당 18km에 달한다. 현대차가 중형세단에 디젤엔진을 탑재한 것은 2009년 ‘쏘나타 트랜스폼 N20 VGT 디젤’이 단종된 후 3년 만이다. 현대차는 이에 앞서 지난해 준중형차 ‘i30’, 기아자동차는 소형차 ‘프라이드’, 한국GM은 준중형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가 합쳐진 형태)인 ‘크루즈5’의 디젤 모델을 출시했다.

○ 수입차도 디젤 출시 봇물

수입차업계도 디젤차 출시가 활발하다. ‘클린디젤(청정경유·유로5 기준을 만족시키는 고연비 디젤차종)의 원조’ 격인 폴크스바겐은 이날 터보디젤 엔진을 장착한 스포츠 쿠페인 ‘시로코 R-라인(Line)’을 출시했다. 이에 앞서 BMW가 지난달 미니 브랜드의 ‘미니쿠퍼 디젤’을 출시한 데 이어 이달 23일 BMW 신형 3시리즈의 디젤 모델인 ‘뉴 320d’를 선보인다. 아우디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A4, A6, A7, A8 등 세단 라인업에 디젤 엔진을 대거 추가했다. 크라이슬러는 대형세단 ‘뉴 300C 디젤’의 판매를 시작했으며 재규어도 중형 디젤세단인 ‘XF 2.2D’를 투입했다.

디젤차의 연비가 좋은 이유는 연료의 연소 과정이 가솔린과 다르기 때문이다. 디젤 엔진은 직접 점화시키는 가솔린과 달리 공기를 흡입해 고밀도로 압축한 뒤 연료를 흘려 넣어 불을 붙이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불완전 연소가 거의 없어 연비가 높다.

저속에서 힘이 좋은 특성 때문에 가속능력을 나타내는 토크 수치도 일반적으로 동급 배기량의 가솔린보다 높아 순간적으로 속도를 내기 좋다. 연소 과정의 차이로 디젤차는 예열·후열이 필수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은 이러한 과정을 자동화한 경우가 많아 큰 문제가 없다. 디젤차는 유지비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판매가격이 동급 가솔린 대비 대부분 높아 실익을 잘 따져봐야 한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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