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임대매장, 지금은 감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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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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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형마트 속 인기 테넌트(임대매장)는 어린이 관련 시설이다. 롯데마트는 작년 4월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에 매장을 열면서 키즈카페를 입점시켰다. 이 점포 이름은 ‘키즈부산점’이다. 테넌트는 집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테넌트의 변화는 시대 흐름을 반영한다. 롯데마트 제공
최근 대형마트 속 인기 테넌트(임대매장)는 어린이 관련 시설이다. 롯데마트는 작년 4월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에 매장을 열면서 키즈카페를 입점시켰다. 이 점포 이름은 ‘키즈부산점’이다. 테넌트는 집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테넌트의 변화는 시대 흐름을 반영한다. 롯데마트 제공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안에는 사진관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고객들은 사진 현상을 하는 동안 쇼핑을 할 수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 이 때문에 한동안 대형마트들이 신규점포를 낼 때 테넌트(임대매장)에 사진관을 입점시켰다.

2005년 기준으로 이마트 전체 매장 79개 중 82%에 해당하는 65개 매장에 사진관이 있었다. 이후 이마트의 전체 매장 수는 69개가 늘었지만 사진관이 있는 매장 수는 14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사진관이 있는 매장의 비율은 56%로 낮아졌다.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으로 사진을 현상하려는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진관의 공백을 메우는 점포는 키즈 카페나 갤러리 등 감성형 테넌트들이다. 일례로 이마트는 2010년 경기 광명시 소하점에 100평 규모의 키즈 카페를 만들었다. 이처럼 대형마트의 테넌트는 사회상의 변화를 반영한다.

○ 토종 마트 성장의 공신=테넌트


1990년대 중반 월마트, 까르푸 등 글로벌 대형마트들은 한국에 야심 차게 점포를 열었지만 얼마 못 버티고 철수했다. 반면 후발주자인 토종 업체들은 빠르게 성장했다. 차이는 매장 콘셉트였다. 건물 전체를 창고형으로 만든 외국계와 달리 토종 업체들은 시대별 유행에 따라 안경점, 미용실, 패밀리레스토랑 등 다양한 테넌트를 입점시켜 ‘원스톱’ 매장을 만들었다.

1990년대 후반까지 국내 대형마트는 싸게 팔면 된다는 ‘할인점’ 성격이 짙었다. 테넌트라고 해봐야 허기를 달랠 수 있는 푸드 코트, 약국, 안경을 닦아주고 시력도 측정할 수 있는 안경점 정도였다. 이마트에 안경점이 처음 들어간 것은 1998년 충북 청주점에서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점포가 대형화되고 마트마다 집객(集客)효과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테넌트 확보에 열을 올렸다. 이에 따라 브랜드 미용실과 네일숍 등이 대형마트에 둥지를 틀었다. 장은 대부분 주부가 보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테넌트를 유치한 것이다. 이마트에서 네일숍은 2002년 인천 연수점에 처음 들어갔다.

또 이때부터 병원이 들어가기 시작했는데 종합병원을 가지 않아도 간단히 치료받을 수 있는 치과가 인기였다. 할인점에서 ‘가치점’으로 콘셉트가 바뀐 셈이다. 가치점이란 장을 보는 것 외에 다른 일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

○ “가치점을 넘어”


2004년 시작된 주5일제는 다시 한 번 테넌트 풍경을 바꿨다. 여가시간이 늘어난 고객들의 라이프 사이클을 반영해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회전초밥, 파스타 등 고급 레스토랑들을 유치했다.

2007년 홈플러스 잠실점은 매장 한 개 층을 갤러리로 꾸미고 헬스클럽 사우나 골프연습장 등을 만들었다. 100석 규모의 유럽형 와인바도 만들었다.

최근에는 어린이 관련 시설이 인기다. 아이들을 데리고 장을 보는 주부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아예 식품 코너 바깥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있는 것.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 부산점에 어린이소극장도 만들었다. 테넌트가 원스톱 생활서비스 위주에서 문화생활이나 즐거움까지 추구할 수 있는 복합 생활문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마트 서비스MD팀 김병섭 팀장은 “테넌트 매장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추세”라면서 “1995년에는 매장 면적 대비 테넌트 매장이 5%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30%에 이르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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