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2013년 1000천조 돌파…빚더미 한국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4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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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 탓에 가계부채가 급증해 2013년에는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가계부채는 892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5조6000억원 늘어났다.

8월부터 금융당국이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책을 썼지만 3분기 증가액이 16조2000억원에 달했다. 10월 들어 증가세가 더 가파른 점을 고려하면 4분기에도 15조원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올해 가계부채 증가액은 60조원을 훌쩍 넘게 된다.

가계부채 연간 증가액이 60조원을 넘은 것은 두 번 있었다. 2006년(62조3000억원)과 2010년(67조3000억원)이다.

2006년은 사상 최대의 부동산 호황기였다. 지난해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자 빚을 내 집을 사는 사례가 많았다.

올해는 채무내용이 좋지 않다. 고물가와 실질소득 감소로 생계비 마련을 위해 빚내는 사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7년(59조4000억원), 2008년(59조5000억원), 2009년(54조8000억원) 등 2006년 이후 한 해 가계부채 증가액이 50조원 밑으로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지더라도 내후년 하반기 가계부채는 1000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셈이다.

아직 가계부채 연체자가 급증하고 파산이 속출하는 `부채대란'은 없으나 조짐은 심상찮다.

지난해 12월 2만9000개였던 우리은행의 적금 중도해지 계좌가 올해 10월 4만7000여개로 무려 65% 급증했다. 지난해 4만개 미만이던 신한은행의 월별 적금 중도해지 계좌도 10월에는 약 5만개로 늘었다.

2개월 이상 보험료를 내지 못해 보험계약 효력이 상실되거나 해지된 건수는 7월44만7000여건, 8월 51만8000여건, 9월 43만8000여건에 달한다.

새로 가입한 보험계약은 올해 4¤8월 654만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만건가량 줄었다.

올해 가계대출자의 이자부담 총액은 56조원이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서면 이자부담은 60조원을 초과하게 된다. 가계발 부채대란이 우려되는 이유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려면 안정적인 고용과 소득 증대가 필요하다. 문제는 내년 경제 전망이 더 안 좋다는 점이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지금부터라도 가계가 빚을 조금씩 갚아나가고 소비를 줄이는 식으로 부채 부담을 관리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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