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미국펀드, 왕의 귀환?… 금융-에너지 위시해 슬슬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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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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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이후 휘청
고용지표 호전-경기회복 기대감 등
낙관적 의견에 투자자 다시 ‘눈길’


《‘왕’의 귀환인가. 유럽 재정위기와 함께 8월 이후 이어진 글로벌 혼조장을 이끈 양대 주범으로 지목되어 왔던 미국 시장의 반등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주요 고용지표 호전과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RB) 의장의 추가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증시가 금융과 에너지 업종 위주로 최근 크게 회복되고 있는 것. 미국 S&P500지수는 10월 들어 11.4% 뛰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외면 받던 미국 펀드에 투자자들의 눈길이 다시 쏠리고 있다.》
○ 경제지표 개선으로 ‘미국펀드’에 관심 증폭

기본적으로 미국 대표 기업들의 펀더멘털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대비 상당 부분 개선됐고 수익 측면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증권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S&P500의 주가수익비율(PER) 및 주당순자산비율(PBR)은 2000년 이래 최저 수준이고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과 자기자본 이익률도 각각 20%, 25%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호한 수익률도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8일 기준 미국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3.70%로 해외 주식형펀드(―7.09%)와 국내 주식형펀드(―2.66%)를 앞섰다. 최근 한 달 동안에도 1.40%의 수익을 내며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맵스US블루칩 인덱스증권투자신탁1(주식) 종류I’는 3개월 수익률 5.10%를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슈로더미국중소형주’ 펀드도 최근 석 달 동안 3.99%의 수익을 거뒀다. ‘신한BNPP봉쥬르미국증권자투자신탁(H)’도 3개월 수익률이 5.90%를 나타냈다. 김후정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올 초 미국 펀드로 돈이 들어왔지만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휘청거렸다”라며 “수익률로만 놓고 보면 해외펀드 가운데 미국 펀드가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 새로운 미국투자 상품도 등장

11일 발표된 11월 미국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전달(60.9)에 비해 크게 오른 64.2를 보이며 6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소비자가 미국의 경제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용이 회복되는 등 미국 내 일자리가 안정되고 있는 만큼 미국의 연말 소비가 예상을 웃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소매협회(NRF)에 따르면 올해 홀리데이 시즌(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11월 25일부터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까지) 소비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과거 10년 평균(2.6%)보다 높은 수치다.

이처럼 최근 다시 기지개를 켠 미국에 주목하고 일부 금융회사는 발 빠르게 투자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미국의 소형 성장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등장했다. KB자산운용의 ‘KB미국소형성장주펀드’가 바로 그것. 김대영 KB자산운용 해외운용부 팀장은 “미국의 소형주 시장은 한국 코스피 시가총액보다 규모가 더 크고 제2의 애플과 구글이 탄생할 가능성이 큰 곳”이라며 “경쟁력을 갖춘 소형 성장주를 발굴해 장기 수익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섣부른 투자는 금물. 낙관적인 의견이 우세하지만 올해 내내 미국 증시를 흔들었던 유럽 재정위기와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이 여전한 점은 경계해야 한다. 미국 의회가 재정적자 감축안을 두고 결국 협상에 실패한 것도 위험요소다. 의회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미국 신용등급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미 의회가 재정적자 감축안 도출에 실패한 것과 관련해 “미국의 신용등급 ‘AAA’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토해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8월 피치는 “의회 협상이 결렬되면 현재 최고 수준인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당하지 않더라도 당분간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글로벌 증시를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위험자산 투자에 대한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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