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재테크 ‘본전치기’만 해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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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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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위기 한파로 주식 부동산 펀드 등 수익률 마이너스

올해도 어느새 연말. 하지만 투자의 결실을 보며 기뻐하기보다는 ‘재테크로 돈 버는 시대는 갔다’는 한숨만 나오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등 세계 경제에 찬바람이 몰아치면서 올해는 주식, 부동산, 펀드 등 투자 대상에 상관없이 마이너스 수익을 면하기 힘들게 됐다. 돈을 까먹지만 않아도 성공이란 평가까지 나왔다.

올해 주식 투자에 나선 개인들은 쓴맛을 톡톡히 봤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7일까지 개인이 많이 사들인 코스피와 코스닥 상위 각 30개 종목 등 총 6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5.34%로 집계됐다. 펀드도 죽을 쑤긴 마찬가지였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설정액 상위 10개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18일 기준)은 ―8.19%였다. 설정액 1위인 ‘교보악사파워인덱스펀드 B클래스’는 ―9.15%, 2위인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펀드 A클래스’는 ―12.82%로 평균보다 낮았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상황은 더 심각해 상위 10개의 평균 수익률(18일 기준)은 ―19.50%로 처져 있다.

지난해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집중투자로 인기몰이를 한 자문형 랩어카운트도 올해 저조한 성과로 투자자들의 속을 썩이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브레인투자자문의 랩 상품들은 최근 6개월(11일 기준) 평균 수익률이 ―23.10%였고 창의투자자문도 ―20.06%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채권 수익률도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마이너스다. 10월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국고채 3년물의 실질금리는 ―0.43%였다. 명목금리는 3.47%였지만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90%나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지던 부동산도 올해는 맥을 못 췄다. 강세를 이어온 서울 강남 아파트 매매가격도 한풀 꺾인 지 오래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0.1%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든 만큼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하는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10년간 세계 경제가 호조를 보이며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투자를 하면 돈을 벌 수 있었지만 이제 그런 시기는 끝났다는 것. 또 위기에는 전문투자자가 아닌 개인이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위기가 해결될 때까지는 투자를 유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투자회사들도 자산 배분을 통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나 정기적으로 현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내놓는 등 전략을 바꾸고 있다. 홍융기 삼성자산운용 퀀트운용본부장은 “개인들이 높은 수익률을 좇다가는 도리어 낭패를 보기 쉽다”며 “‘은행금리+알파(α)’ 정도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상품들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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