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임팩트 비즈니스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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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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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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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올해 1월 하버드비즈니스리뷰 논문을 통해 ‘공유 가치(Shared Value)’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안했다. 포터 교수는 기업이 오직 경제적 가치만 생산하고 사회적 가치는 정부와 비영리기관이 생산하는 현행 자본주의 시스템이 금융위기 등 많은 문제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공유 가치 창조(Creating Shared Value)’ 전략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GE가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 프로젝트를 추진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자사 수익도 올렸던 것처럼 공유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사업은 ‘임팩트 비즈니스(Impact Business)’로도 부른다. 한국 사회에서 뜨거운 화두로 부상한 상생 논의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임팩트 비즈니스의 현황을 DBR 88호가 분석했다. 》
○ 임팩트 비즈니스의 선구자들

선도적인 기업들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도 찾는 ‘임팩트 비즈니스’로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경제적 부가가치도 창출했다. 시스코가 좋은 예다. 시스코는 1997년부터 3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165개국에 1만여 개의 기술 교육 기관을 설립했다. 유엔과 지역 비정부기구(NGO), 대학과 협력해 저개발국가 사람들을 교육하는 시스코 네트워킹 아카데미가 현재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통해 16개 언어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만여 명의 강사가 학생들의 효과적인 수강을 돕고 있다. 시스코의 교육 사업은 사회적 가치도 만들지만 궁극적으로 이 회사가 진출하는 지역의 전문 인력을 키워 회사의 미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한다. 제대로 교육받은 소비자와 기술 인력이 풍부한 지역은 시스코의 성공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또 시스코의 교육 사업으로 저개발국가 주민들은 일자리를 얻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지프카(Zipcar) 역시 사회적 임팩트 창출을 목적으로 하면서 비즈니스에서도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2000년 설립한 지프카는 자동차에 대한 ‘소유’를 ‘공유’라는 패러다임으로 바꿨다. 지프카의 회원들은 사용료를 내고 자신이 예약한 시간과 원하는 장소에서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다. 자동차를 직접 ‘소유’하지는 않지만 ‘사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소유를 제한해 자동차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 폐기 처분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 지프카는 최근 몇 년간 시애틀 기반의 플렉스카, 영국의 스트리트카 등 카셰어링 회사들을 차례로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고 올해 4월 기업공개에도 성공했다.

빈곤과 질병, 각종 사회 문제로 고통 받고 있는 저개발 국가에서도 임팩트 비즈니스는 경제 성장의 토대를 만드는 전략이 된다. 2006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무함마드 유누스 박사는 그라민은행의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 성공을 기반으로 각종 임팩트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그라민샥티라는 태양광 발전 설비 사업이다. 방글라데시의 농촌 지역은 전기 발전 인프라가 없어 산업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누스 박사는 태양광 패널과 발전 시설을 방글라데시 정부와 함께 농촌 가구에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농촌 마을에 전기를 공급해 경제활동이 가능하도록 만들었고 시설 설치와 유지에 필요한 여성 기술자들을 교육해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했다. 발전 시설을 설치한 가구는 직접 다른 가구에 전기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해 설치 가구의 소득도 증가했다. 그라민샥티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신재생에너지 기업이 됐다.

○ 새로운 자본의 등장

성공적인 임팩트 비즈니스는 자본시장에도 변화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JP모건 글로벌리서치팀은 사회·환경적 임팩트 창출을 위해 설계된 비즈니스에 재무적 수익을 목적으로 자본을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의 자산 규모가 현재 4000억 달러에서 10년 후 1조 달러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산업 영역, 재무적 수익과 위험관리 스타일 등을 기준으로 다양한 임팩트 투자 상품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여러 임팩트 투자 유형 중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골라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 곧 열릴 것으로 보인다.

개발 금융기관, 민간 자선 단체, 대형 투자회사, 개인 금융기관, 상업은행, 퇴직연금, 사모펀드 등 다양한 형태의 임팩트 투자자들이 이미 전 세계 지역은 물론이고 주거, 농업, 재생에너지,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부문에서 임팩트 창출이 가능한 투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 기관이 어큐먼펀드(Acumen Fund)다. 어큐먼펀드는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비영리 벤처 펀드로 인도, 케냐, 파키스탄 등지에서 빈곤층에 필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가들이 잘 활동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투자기관이다. 2001년 록펠러재단, 시스코재단 및 개인 기부자들로부터 초기 자금을 투자 받아 설립돼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어큐먼펀드에는 현재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구글재단, 스컬재단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렇게 모인 펀드를 기반으로 인도와 파키스탄, 동아프리카 지역의 저소득 빈곤층 인구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지역 기업가를 발굴해 투자하고 있다. 2010년까지 총투자 규모는 5030만 달러다. 어큐먼펀드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는 30여 개의 회사는 주로 주거, 의료, 수자원, 에너지, 농업과 관계된 사업을 하고 있다. 이들 사업의 수혜 인구는 4000만 명을 넘어섰고 창출된 일자리도 3만5000개나 된다.

임팩트 투자 규모가 커지고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관계자들 사이의 교류와 국제적 공조 노력도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매년 가을 소셜캐피털마켓이라는 이름의 산업 콘퍼런스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미국 전역에 흩어진 임팩트 투자자들과 전 세계 전문가들, 임팩트 기업가들이 모여 최신 트렌드를 서로 공유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도현명 임팩트 스퀘어 대표  
전상욱 프로티비티 서울사무소 대표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임팩트 비즈니스 ::

임팩트 비즈니스경제적 가치 생산은 기업이, 사회적 가치 생산은 비영리 기관 및 정부가 각각 담당하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양자 간 공유 가치(Shared Value)를 생산하는 새로운 사업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89호(2011년 9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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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마케팅 전략은?

▼ Sports Marketing


많은 사람이 마라톤을 ‘힘들고 괴로운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나이키는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마라톤에 대한 일반인의 오해를 바꿨다. 이 회사는 애플과 손잡고 ‘Nike+iPod’이라는 제품을 선보이고, 연예인 등 사회 유명인사와 함께 달리기를 즐기는 ‘Nike+Human Race 10K’라는 이벤트를 열었다. 전 세계 25개 도시에서 100만 명이 동시에 이 행사에 참가했다. 마라톤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재창조한 것이다. 이는 스포츠 마케팅의 초점을 스포츠 자체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스포츠를 즐기는 소비자로 확장한 대표적인 사례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둔 우리 기업들이 유념해야 할 스포츠 마케팅 전략과 솔루션에 대해 박성희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분석했다.

녹색기술 성공 위한 10계명

▼ MIT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Review


소형형광램프(CFL)는 백열등 전구보다 소모 전력량이 75% 이상 적지만 수명은 5∼6배 더 길다. 미국의 모든 가정에서 전구 1개를 일반 전구에서 CFL로 바꾼다면 도로에서 130만 대의 자동차가 사라졌을 때와 맞먹는 에너지 사용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도 미국 주거용 조명시장에서 CFL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이 제품이 처음 시장에 등장한 1980년대 후반 이래 11%에 불과하다. 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CFL 가격은 일반 전구 가격보다 평균 3배가량 비싸다. 녹색기술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기술의 보급 및 확산 과정의 장애물과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 녹색기술을 활용해 시장에서 혁신을 이루기 위해 명심해야 할 10가지 교훈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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