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美 신용등급 강등 한국경제 영향은 제한적… 과민반응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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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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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하락을 계기로 외국계 은행들이 국내 은행에 빌려준 달러자금을 빠른 속도로 회수하면 은행권의 외화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은행권의 외화유동성 관리가 철저히 이뤄진 만큼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발행하는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평균 금리는 5일 1.4%로 전날보다 0.12%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CDS 금리는 지난해 11월 30일(1.43%) 이후 7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 CDS 프리미엄이 높아지면 은행들이 외국에서 자금을 빌려올 수 있는 차입 여건이 나빠진다는 뜻이다.

대외 여건 악화로 차입 여건은 악화됐지만 국내은행의 외화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 11월 국내은행이 빌려온 만기 1년 초과 중단기 차입금 규모는 18억100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올해 3월에는 34억9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신규 차입뿐 아니라 기존 대출이나 채권 발행액 가운데 만기가 도래해도 상환하지 않고 만기를 연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대외 여건이 악화될 때를 대비해 은행들이 외화자금을 충분히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7일 경제금융상황회의를 열어 한국의 수출증가세가 높은 편이고 광공업 생산 규모가 증가하는 등 경기가 상승 흐름을 보이는 만큼 현 상황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임종룡 재정부 1차관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만큼 금융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주 금융위원회는 시중은행들에 2008년 ‘리먼 파산사태’ 때와 비슷한 상황을 가정해 외국인 자금이 얼마나 빠져나갈지를 추정하고 비상외화자금 조달계획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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