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가 유출됐습니다” 알고보니 돈 가로채는 전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4일 14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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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네이트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을 노려 "당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습니다"라고 속이며 돈을 뜯어내는 보이스 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이런 유형의 보이스 피싱은 대부분 은행이나 경찰, 금융감독원 등 기관을 사칭하는데, 그 수법이 점점 교묘해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상반기(1~6월) 보이스 피싱 피해 예방활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개인정보 유출'을 미끼로 돈을 가로채는 수법이 전체 76건 중 44건으로 58%를 차지했다고 4일 밝혔다.

사기범이 전화로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안전한 계좌로 돈을 옮겨야 한다"고 거짓말하면서 남의 돈을 가로채는 수법이 가장 많은 것이다.

그 외 속임수로는 '납치 가장'이 9건, '신용카드 연체·도용'이 8건, '전화요금연체' 등 기타가 15건이다. 올 상반기 우본의 피해예방 금액은 총 11억8000만원에 이른다.

우본은 "최근 금융기관과 인터넷 사이트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자 사기범들이 국민의 높아진 불안감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기범들이 기관을 사칭하는 방법도 날로 지능화되고 있다고 우본은 강조했다.

예를 들어 지난 5월 A씨는 처음에 은행을 사칭한 사람에게서 "누군가 당신의 돈을 인출하려고 해서 경찰에 신고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후 경찰을 가장한 사람이 A씨에게 "당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전화했고, 잠시 후엔 금융감독원 직원이라는 사람이 "다른 은행의 안전한 계좌로 돈을 옮겨야 한다"고 유도했다.

다양한 기관에서 전화를 받은 A씨는 의심 없이 계좌이체를 하려고 우체국에 갔다가 다행히 직원이 제지해 피해를 입지 않았다.

우본은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사칭 수법이 알려지면서 한 개의기관을 사칭해서는 속이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기범들이 여러 기관으로 잇달아 속여 말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우본 관계자는 "전국 우체국에서 보이스 피싱 피해예방 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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