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개값 어느 도시가 가장 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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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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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 시도 서민생활 직결 10개 품목 가격 매달 공개해 인하 유도

물가 잡기에 다 걸기 한 정부가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 서민생활과 직결된 10개 품목의 가격을 16개 시도별로 매달 비교 공개한다. 담합 혐의로 조사받는 업체가 제품가격을 내릴 경우 과징금을 대폭 깎아주기로 했다. 담합 조사를 가격 안정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얘기다.

정부는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물가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물가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발상을 전환해 물가구조 체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발굴하라”고 장관들을 다그친 뒤 일주일 만에 내놓은 아이디어다.

“주요 생활물가 10개만 선정해 매달 공개하라”는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정부는 시내버스 지하철 등 공공요금 분야 2개, 삼겹살 돼지갈비 김치찌개 된장찌개 설렁탕 자장면 등 외식 분야 6개, 배추 무 등 채소류 2개 등 서민생활과 직결된 10개 품목의 가격을 시도별로 매달 공개해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로 했다. 2008년 발표된 52개 주요 생활필수품을 담은 이른바 ‘MB물가’에 이은 ‘2차 MB물가’다. 특히 공공요금의 경우 전기요금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은 3분기에는 가격을 묶고 원가에 못 미치는 일부 항목을 중심으로 4분기에 최소한만 올리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단체가 담합 등 불공정행위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을 모아 소송을 추진할 경우 위법행위 내용 등 소송수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피해 소비자 모집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담합 조사과정에서 위반행위를 자진 시정하면 지금까진 과징금을 10∼20% 깎아줬는데 앞으로는 경감 폭을 크게 늘려 가격 인하를 유도할 방침이다.

이 밖에 라면, 화장품 등 유통기한이 조금 지나도 쓰는 데 큰 지장이 없는 품목 위주로 유통기한 대신 품질유지기간을 도입해 기한이 지나도 판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자영업자들의 숙원인 카드수수료 인하도 본격 논의에 착수한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들이 실제로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정부 내부에서조차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연초부터 △배추 계약배재 물량 공급확대 △할당관세 품목 확대 △석유·통신 등 독과점 산업 시장구조 개선 등 다양한 미시대책들을 쏟아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정부는 “9월 이후 물가는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자신했지만 이는 지난해 9월 물가상승률이 3%대 후반으로 크게 오른 데 따른 ‘역기저효과’일 뿐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만한 물가안정은 아니다. 재정부 관계자는 “장관회의를 신설했지만 새로운 대책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며 “팔 비틀기식 접근 대신 시장친화적 방식으로 물가불안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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