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됩시다]코스닥, 2년간 갇혔던 박스권 돌파할까

  • 동아일보

최근 시장의 화두는 단연 코스닥시장의 강세다. 거의 2년간 450∼550의 장기 박스권에 갇혀 지지부진한 흐름을 지속해 왔던 코스닥지수가 박스권의 상향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미국 부채 한도 조정이 난항을 겪으면서 아시아 각국의 증시 하락과 함께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보다 1.34포인트(0.25%) 하락한 529.90으로 소폭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0.96% 하락한 코스피에 비하면 선방한 데다 이달 초만 해도 코스닥지수가 480∼490 선에 머물렀다 급속히 치솟은 것을 감안하면 상승세를 위축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 강세가 중소형주, 가치주의 재평가와 함께 장기 추세로 이어질지를 놓고 갑론을박도 한창이다.

○ 장기 박스권 돌파 눈앞

6월 말 대비 25일 현재 코스피는 2.3% 오르는 데 그쳤지만 코스닥은 9.5% 상승했다.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4배 넘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이 이렇게 강세를 보이는 까닭은 최근 국내 증시를 억눌렀던 대외 악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그리스, 이탈리아 등 유럽발 악재, 글로벌 증시 불안 등의 영향으로 코스피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가격 메리트가 높고 실적 대비 저평가 종목이 많은 코스닥으로 관심이 이동한 것이다. 반면 대형주 위주의 코스피 상승을 이끌던 외국인투자가들이 유럽 재정 리스크와 더불어 미국 정부 부채 한도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으로 돌아서면서 코스피는 주춤했다. 홍순표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외 변수에서 자유로운 데다 가격도 싸며 경기선행지수 반등으로 향후 경기 모멘텀 강화와 함께 주식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코스닥 강세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급 주체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힘이 약해지면서 시장을 이끌 주체로 국내 수급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관투자가들이 실적이 둔화되고 주가 매력도가 약한 대형주 대신 중소형주와 코스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 코스닥이 강세를 보였던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기관은 3694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 코스닥 강세 당분간 지속될 듯

코스닥 시장 강세를 놓고 투자자들의 저울질도 시작됐다. 우선 최근 코스닥의 선전이 추세적 강세인지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중소형주와 함께 시장에서 소외된 코스닥 종목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며 강세가 오래 이어질 것이란 낙관론과, 코스피가 일시적으로 주춤하며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은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동시에 나오는 것.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형주가 가격 매력도 저하와 수요 둔화를 극복하고 더 상승할 만한 환경이 빨리 조성되기 어려운 만큼 코스닥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대외 악재로 주춤한 코스피에서 코스닥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인 만큼 대외 악재가 개선된다면 코스피로 돈이 재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도 많다. 특히 최근 코스닥 상승세의 시작은 바이오주와 같은 테마주 영향이 있는 만큼 테마주 거품 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화학, 금속, 인터넷,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코스닥 시장 강세에 편승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정 연구원은 “증시로 계속 유입될 연기금, 퇴직연금 등의 자금이 결국 변동성이 낮고 장기성장성이 있는 우량주를 매수할 것으로 보이므로 긴 안목에서 대형주에 대한 끈 역시 놓지 않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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